[지금 일본에선(581)] “외국인관광객은 좋지만, 쓰레기까지” 일본 지자체들 관광공해 골머리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7.21 09:34 ㅣ 수정 : 2023.07.21 09:34

올 상반기 일본 찾은 외국인 관광객 1071만명, 늘어난 관광객과 함께 혼잡과 소음, 쓰레기까지 쏟아지자 일본 지자체들 관광공해 처리방안 애먹어, 후지산까지 관광공해 피해 속출하자 관광객 입산인원 제한 극약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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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지산이 늘어난 관광객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71만 2000명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60% 수준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동시에 빠르게 회복 중인 여행객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력부족 문제와 더불어 관광객들로 인해 발생하는 혼잡과 소음 등으로 불편을 겪는 관광공해 문제도 다시금 사회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와 국제선 수요의 회복세가 선명해졌다’ 전일본공수(ANA)의 이노우에 신이치(井上 慎一) 사장은 이번 달 19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이 언급하며 항공업계가 완연하게 실적을 회복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 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폐쇄되었던 하네다공항 제2터미널이 약 3년 만에 재개장한 날로 일본이 본격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일 체제를 갖추었음을 대외에 선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전일본공수의 국제선 항공편 수는 70% 가까이 회복하였고 코로나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엔화약세를 바탕으로 고가품을 소비하는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시내 백화점과 면세점들의 객단가는 이미 두 배 넘게 늘었다는 소식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현상에는 명(明)과 암(暗이)이 공존하는 법. 코로나 때 숙박객이 급감하면서 다수의 종업원들이 떠나버린 호텔과 여관들은 이제 인력을 구하지 못해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일본을 방문해본 이들이라면 변화를 눈치 챘겠지만 호텔 프런트에 종업원이 아닌 기계를 두는 곳이 급증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프런트에 직원이 상주하며 각종 수속과 안내를 도와주었지만 이제는 숙박객이 혼자 여권을 스캔하고 투입구에 돈을 넣으면 잔돈과 함께 카드키가 나오는 기계들이 즐비하다.

 

관광지들도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웃픈 상황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 입산이 허가된 후지산에는 수많은 외국인 등산객들이 몰려들면서 산막이 부족하고 부상을 입는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보다 못한 주변 지자체들이 후지산 등산로를 관리하는 야마나시현(山梨県)에 등산인원을 제한해줄 것을 요청하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교토의 아라시야마(嵐山)에서는 관광객들이 먹다버린 쓰레기들로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가게들이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양이 워낙 많다 보니 교토시는 연일 주민들의 항의전화에 시달린다.

 

매일 버스로 출퇴근하는 20대 회사원 A씨도 유명관광지에 가기 위해 아침부터 버스정류장에 길게 늘어선 관광객들을 보며 ‘관광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카도카와 다이사쿠(門川 大作) 교토시장은 되살아나는 관광산업이 시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사실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것은 비단 일본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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