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577)] 입사하자마자 이직 고민하는 요즘 신입사원들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6.23 09:17 ㅣ 수정 : 2023.06.23 09:17

평생직장은 옛말, 4월 입사하자마자 이직사이트를 찾는 사회초년생 2011년 첫 조사와 비교하면 30배 가까이 증가, 젊은세대 가치관 변화에 기업들 인력관리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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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와 동시에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려는 사회초년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에서는 올해 4월에 갓 입사한 사회초년생들의 이직사이트 신규 등록이 줄을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를 벗어나며 다시 낮아진 취업난이도가 미련을 낳은 것일까, 아니면 그 사이에 젊은이들의 가치관에 변화가 생긴 것일까.

 

퍼슬커리어가 운영하는 이직 전문사이트 doda는 ‘신입사원의 입사 직후 doda 등록동향’이라는 조사결과를 2011년부터 매년 발표하여 왔는데 구체적인 집계 대상은 3월에 대학을 졸업하고 4월에 첫 회사에 입사하고서 한 달 안에 doda에 가입하여 자신의 이력서를 올린 사회초년생들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조사가 진행되어 지난 주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해당 발표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4월에 입사하자마자 이직사이트를 찾은 사회초년생이 과거 최다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당 조사가 처음 시작되었던 2011년에 비하면 무려 30배 가까이 늘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결과에 대해 doda 관계자는 2018년 이후에 입사한 Z세대의 가치관 변화를 첫 번째 요인으로 지목했다.

 

몇 년 사이에 일본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는 종신고용의 붕괴와 일하는 방법의 개혁, 그리고 이어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와 사회혼란으로 Z세대가 이전처럼 직업의 안정감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고 이직과 부업을 통해 자기성장과 시장가치 향상을 자연스레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사회로부터 종속과 통일을 강요당했던 이전 세대와 달리 다양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회사가 지정한 부서에서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개념이 새롭게 확산된 것도 올해 신입사원들의 이직욕구를 한층 더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결과는 올해 신입사원들이 아직 취준생이었던 작년 취업시장에서도 미리 예견할 수 있었는데 당시에도 이전까지는 당연하게 여겼던 입사연수 후의 일방적인 부서 및 업무배정을 부서 뽑기(配属ガチャ)라고 칭하면서 이러한 관행이 취준생들의 불안감을 오히려 조장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곤 했었다.

 

doda 관계자는 ‘이직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퍼지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계속되면서 사회초년생들의 이직사이트 등록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내년 조사대상이 될 올해 취준생들의 입사 합격률은 6월 1일 기준으로 작년 동월대비 4.4포인트 높은 81.3%를 기록했다. 이 중 취업활동을 끝냈다고 답한 비율은 58.1%에 그쳐 계속되는 인재쟁탈전을 예고한 상황인데 이제 기업들로서는 합격자가 입사할 때까지 무사히 붙들어두는 것 외에도 근무 중인 신입사원이 다른 마음을 품지 않도록 잘 다독이는 과정까지 업무범위에 넣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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