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전국 지자체 동시 인구감소에 믿을 건 외국인 노동자뿐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의 인구감소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바로 1973년 인구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전년 대비 인구가 감소한 것이다.
도쿄를 포함하여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주요 대도시는 물론이고 비교적 출생률이 높았던 오키나와도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감소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외국인 인구는 과거 최다인 299만 명을 기록하면서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경제와 사회구조의 일부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일본인들의 심정은 여느 때보다 복잡한 요즘이다.
총무성이 지난 달 26일에 발표한 인구동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시점의 일본인 수는 총 1억 2242만 3038명을 기록하여 작년 대비 80만 523명 감소하였고 감소폭 역시 1968년 조사 개시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참고로 일본인 인구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09년의 1억 2707만 6183명으로 이후 1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많았던 지역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 중에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등을 포함한 9개 지역이 전부였다.
도쿄, 카나가와, 사이타마, 치바를 합한 수도권 인구 역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올해는 3553만 7661명을 기록하여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다만 외국인의 증가세는 역대급이다. 일본 내에 거주지를 등록하고 주민표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299만 3839명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인 28만 9498명 급증하며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섬과 동시에 2013년 조사 개시 이래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외국인은 전국 지자체에서 모두 순증하였고 증가인원이나 거주인원 모두 최다를 기록한 지역은 전년 대비 6만 3231명 증가하여 58만 1112명이 생활 중인 도쿄였다. 도쿄에 이어 외국인이 많이 늘어난 지역은 오사카(2만 4936명)와 아이치(1만 9326명)였다.
덕분에 일본인이 감소하였음에도 외국인의 증가세에 힘입어 일본의 총 인구수는 작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다. 국립 사회보장인구연구소의 인구추계에 의하면 약 40년 뒤인 2067년에는 일본 내 외국인 비중이 10.2%까지 커지면서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이들과의 효과적인 공생을 위한 제도마련과 인식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제협력기구(JICA)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일본 정부가 내건 경제성장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지금보다 2배 이상 많은 674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근의 증가세도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일본인 중 15세에서 64세 사이에 해당하는 생산연령인구의 비율은 59.03%로 일본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은퇴한 고령자들까지 다시 경제활동에 불러들이는 상황이지만 조만간 비자제도의 개선을 포함하여 외국인의 유입을 확대할 새로운 정책발표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