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08.31 14:28 ㅣ 수정 : 2023.08.31 14:28
전역식 앞두고 참모 및 그 가족들과 석별의 저녁식사 가져..."함께 해 영광이었다" 전역식 1주일 앞두고 결혼 후 24번 째 이사...리모델링과 이사는 모두 아내 담당
전역식 당일, 여단장실에서.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 / 사진=최환종
[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꽤 오래전에 보았던 미국 전쟁 드라마 “Band of Brothers”가 생각난다. 이 영화는 촬영도 훌륭했지만 실존 인물들의 실제 이야기(전쟁 경험담)이기에 영화를 보면서 그들의 행동에 상당부분 공감하였다.
그 영화에서 Easy 중대의 중대장, 이후 소령으로 진급하면서 대대장 임무를 수행했던 윈터스 소령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윈터스 소령은 말이 별로 없으면서 탁월한 리더십과 인내심으로 부대를 지휘함은 물론 주어진 임무를 훌륭히 수행한 장교였다.
필자의 지휘 스타일과는 많이 차이가 나지만 내가 다시 태어나서 군생활을 한다면 윈터스 소령 같은 부드러운 성격을 가진 장교가 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전역 후에 해보았다.
전역식을 며칠 앞두고 필자는 여단 참모 및 그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였다. 그동안 고생했던 참모와 그 가족들을 격려하고 석별의 정을 나누는 그런 자리였다. 식사를 마무리하면서 필자는 참모들과 가족들에게 ‘지난 1년간 여러분과 함께해서 영광이었다’는 말로 고별사를 마쳤다.
한편, 그해 가을에 접어들면서 아내는 전역 후에 정착해서 생활할 집을 구했고, 전역식을 1주일 정도 앞두고 현역 신분에서의 마지막 이사를 마쳤다.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이사할 집의 리모델링과 이사는 모두 아내의 담당이었다. 결혼 후 24번째 이사였다.
참모총장 순시 이후 전역식까지는 며칠 남지 않았다. 며칠 남지 않은 기간동안 필자는 그동안 집과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던 각종 자료를 정리해서 불필요한 자료들은 모두 세절/폐기하는 등 깔끔하게 군생활을 마무리 하고자 했다.
그리고 전역사를 작성했다. 늘 그랬듯이 전역사도 필자가 직접 작성했다. 간결하고 진실된 문장으로 필자의 전역 소감을 밝히고자 했기에 전역사는 생각보다 작성하기 쉽지 않았다.
인사명령 낭독중 단상에 서있는 필자(사진 우측)와 후임 여단장. 사진 왼쪽에 해군사관학교 동기생인 한기용 대령(사진 앞열 왼쪽 첫 번째)과 이연수 장군(사진 앞열 왼쪽 두 번째, 방공포병사령관 역임)이 보인다. 이연수 장군은 필자의 공군사관학교 2년 선배이고, 필자가 겪었던 방포사 장교 중에 가장 용기있는 군인이자 진정한 장군이었다.
전역식 행사 당일이 밝았다. 전역일자는 그해 연말이지만 전역식은 12월 4일에 실시되었고, 전역일까지 남은 기간은 공군본부 특별참모로 인사명령이 하달되었다. 전역식 행사 당일, 날씨는 맑았고 다소 쌀쌀한 날씨였다. 그러나 강추위는 아니었기에 연병장에서 전역식을 할 수 있었다.
내외 귀빈과 여단 장병들이 집합하여 있는 가운데 전역식이 시작되었다. 필자는 그동안 발칸 포대장, 유도탄 포대장, 대대장 이취임식 등을 할 때마다 이임사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이임사를 읽을 때면 그동안 부대장으로서 심혈을 기울였던 일들과 고생했던 갖가지 일들이 생각나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제 공군에서의 마지막 이임 행사이자 전역식이다. 오늘만큼은 전역사를 끝까지 읽고 군 생활의 마지막 행사를 잘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전역식 행사 시간이 되었고, 공군 군악대의 힘찬 ‘공군가’ 연주가 시작되는 가운데 필자와 후임 여단장은 단상으로 나갔다. 이날 행사는 필자의 이임식 및 전역식 행사이자 후임 여단장의 취임식 행사를 같이 했다.
내빈들이 단상에 위치하였고, 이어서 국민의례와 인사명령 낭독, 지휘권 이양이 실시되었다. 이로써 필자에게 주어졌던 여단 지휘권은 후임 여단장에게 이양되었고 이제 필자는 아무 책임과 권한이 없는 그야말로 ‘일반 장군’으로 돌아갔다.
이어서 필자의 ‘이임사 및 전역사’ 순서가 되었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