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에 원·달러 환율 급등…5년來 최대 상승
원·엔 환율도 3년래 최고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대통령 탄핵 직후 일시적 하락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급반등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관세전쟁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인 오후 3시 30분을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33.7원 오른 1,467.8원을 기록했다.
전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여파로 32.9원 급락하며 2년 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이를 모두 반납했다. 이날의 상승폭은 2020년 코로나19 초기 이후 5년 만에 최대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로 재점화되자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며 상대적인 원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64% 오른 102.546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이날 환율 상승은 단연 무역전쟁 우려”라며 “탄핵 인용이 아니었다면 환율이 1,480원선을 돌파했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추가적인 환율 상승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4월 예고된 무역분쟁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외환시장은 안전통화인 미 달러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것”이라며 “2분기까지 원·달러 환율 상단은 1,500원 내외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날 원·엔 환율도 100엔당 1,008.21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1,000원대를 돌파했다. 일본 엔화 역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시장 불안이 확산되자 한국은행은 비상 대응 체계를 재가동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미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필요 시 즉각적인 시장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이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다시 가동한 것은 12·3 계엄 선포 직후 TF를 꾸린 이후 지난 2월 10일 종료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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