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기자 입력 : 2025.01.13 08:35 ㅣ 수정 : 2025.01.13 10:35
4선의 정치 ‘고단수’...탄핵 관련 거침없는 발언 법제사법위원장으로 탄핵소추위원장 역할 관심 과대 출신으로 학생운동 주도・・・양태회와 학원 설립
대부분의 정치인은 정당의 공천 과정을 거친 뒤 국회의원 후보가 돼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 문제는 정당의 공천이 항상 선(善)이 아니라는 점이다. 도덕성 검증과 공천 과정을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불법적 금융투자나 부동산 투기, 직권 남용 등의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직업인으로서 직업 윤리가 정치인이라고 다를 순 없다. 또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은 비례대표의 경우 상식 밖의 행동이나 과거 전력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또 정치판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존재감이 미미한 국회의원들도 있다. 정치판은 늘 사분오열(四分五裂) 상태다. 그 속에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출현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국민이 아는 만큼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참정권을 갖는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치인 분석 기사를 연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단장이 2024년 12월 27일 오후 서울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첫 변론준비기일 출석에 앞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청래 단장, 법률대리인단 공동 대표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운동권 출신의 4선 의원이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하 법사위원장)으로 윤 대통령 ‘내란·외환 특검법’ 국회 통과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탄핵 심판에 있어서 탄핵소추위원장, 즉 검사 역할을 맡는다. 정 의원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법사위원장이라는 직책 외에도 정 의원은 거침 없는 언사로 주목받고 있다.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릴 때마다 정 의원의 발언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말, 말, 말...“윤 대통령은 사형선고 받을 것”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의 언사 중 가장 이슈가 됐던 것은 “윤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라는 발언이다.
지난 7일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에서 ‘내란죄’를 뺀 것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이어졌다.
이때 정 의원은 회의를 정리하면서 “헌법재판소는 헌법을 재판하는 곳이고 법원은 내란에 대해 형사재판을 하는 곳”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서 내란죄를 헌법으로 판단한다고 해서 너무 걱정 안해도 된다. 내 생각에는 윤석열은 법원에서 내란죄로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법사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도를 넘어도 너무 넘는 극언”이라며 반발했다.
윤 대통령 사형선고 발언에 대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8일 한 라디오에 출현해 “정 의원은 본인 스스로가 벌써 판단을 다 내린 것 같은데, 법사위원장 반년하고 스스로 대법관 쯤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또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주선으로 9일 기자회견에 나섰던 ‘백골단’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정 의원은 학생 운동 때 자신이 경험한 백골단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 의원은 김석우 법무부 장관 권한 대행 겸 법무부 차관에게 “시위를 하면 백골단이 쳐들어오는데 잡히지 않으려고 뛰다가 여학생들은 운동화와 하이힐이 벗겨지고 머리채 잡히지 않으려고 전속력으로 달린다”며 “그러다 어디 결려 넘어지면 백골단이 와서 곤봉으로 머리와 온몸을 후려갈긴다. 그 악명 높았던 백골단이 국회를 쳐들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수갑을 많이 차봤다.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경찰에 잡혀갈 때나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때, 검사 조사 받으러 법원에 출정할 때도 수갑을 찬다”면서 “지금 윤석열은 내란 수괴 피의자다. 모든 국민이 규정에 의해 수갑을 차듯이 당연히 윤석열도 수갑을 채워서 체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 과대 출신 학생운동 리더에서 대형학원 원장까지
정 의원은 지난 1989년 서울 정동에 있는 주한미국대사 관저를 점거해 포탄 투척 및 방화 미수 사건을 주도했다. 대사관저 방화 시도 및 사제 폭탄 추적 반미 테러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투옥됐다.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복역 후 1991년 출소했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학생 운동으로 옥고를 치룬 여느 정치인들과 달리 정 의원은 총학생회장 출신이 아니다. 정 의원은 1985년 건국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에 입학한 뒤 과대표가 됐다. 과대 출신이 학생 운동 전면에 나서서 유명해진 경우는 드물다. 또 재수생 시절 친구인 양태회(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모태가 된 ‘자주민주통일’이라는 조직을 이끌었다.
출소 후 재수 시절 경험을 살려 양태회와 같이 보습학원을 운영했다. 학원은 직원 100명을 둘 정도로 성장했지만 1996년 양태회와 결별하면서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의원은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에 매진한다.
2002년 노사모에 가입한 후 노무현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유권자 운동을 벌였다.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보수 일각에서는 정 의원을 철새 정치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선에 출마한 정동영 의원을 도운 적이 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던 시절에는 지도부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친명계 의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뼈아픈 논란도 많다. 민간인 시절 발생한 아들의 성추행 논란과 뺑소니 시비가 그것이다. 지난 2017년 9월 한 중학생이 동급생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성희롱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보도됐다. 이에 정 의원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밝히고 사건 진화에 나섰다.
지난 2018년 4월에는 정 의원이 차를 주차하다 주차돼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정 의원은 차량 상태를 확인했으나 연락처를 남겨두지 않고 이동해 뺑소니로 신고를 당했다. 정 의원은 같이 TV 프로그램을 하고 있던 작가에게 연락해 뒷처리를 부탁했으나 이것이 이행되지 않아 뺑소니 사고 가해자가 돼 벌금을 납부했다.
현재 정 의원은 ‘정청래의 알콩달콩’이라는 SNS채널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윤 대통령의 탄핵 활동에 매진하기 위해 잠시 SNS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