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024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상)] 한미약품, 일양약품 등 인사담당자들 “최신 기업‧직무 정보 정확히 알고 몸으로 부딪혀야 제약문 열려”
박진영 기자 입력 : 2024.05.22 06:37 ㅣ 수정 : 2024.05.22 17:32
국내 유일의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 전국서 몰려든 구직자들 줄을 서 중견기업 구직 인기에도 취업 행사 부족해 전국으로 박람회 확대해야 우수 중견기업 중 제약‧바이오 기업에 취업 원하는 청년층 구직자 많아 취업준비생들과 동일한 방법으로 현장 부스 상담 예약 신청을 해서 인터뷰 진행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국내 유일의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문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 구직자의 63.8%는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선호한다. 이 중에서도 연봉과 복지 혜택이 좋은 중견기업 취업이 인기다. 하지만, 현장에서 중견기업의 일자리 정보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아서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가 개최되면 전국에서 취업준비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가 개최됐다. 국내의 우수 중견기업 100개사가 참가하는 이번 박람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장학재단이 주관하는 국내 유일한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이번 박람회는 중견기업 구직자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현직자 채용 상담과 현장 심층 면접, 채용 설명회, 인사 담당자 토크 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날 기자는 우선 취업준비생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어 취준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중견기업에 취준생과 같은 방식으로 인터뷰 상담을 신청해 인사담당자 등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취준생 A씨, "중견기업에서 경력 위주로 채용을 진행, 준비 방법 알기 어려워" / B씨, "취업에 필요한 알짜베기 정보 얻을 수 있어 좋아"
중견기업 일자리 행사가 부족하다 보니 오늘 박람회는 전국의 구직자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았다. 부산에서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서울로 달려온 A씨(여‧20대 후반)는 “중견기업의 채용 정보와 다양한 산업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서 멀리서 찾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중견기업에서 신입보다는 경력 위주로 채용을 진행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준비해야 할지 방법을 알기가 어려웠다”고 취업 준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A씨는 “상경계열인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인사 분야에서 2년의 경력을 쌓았는데, 제조업에서는 채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하다”면서 “지방에서 인터넷 기사를 통해 박람회 소식을 접하고 방문한 만큼 부족했던 일자리 정보를 최대한 얻어가고 싶다”며 비장한 의지를 밝혔다.
경남 창원에서 박람회장을 찾은 B씨(남‧20대)는 “그동안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취업에 필요한 알짜베기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기자는 다양한 지방 거주자를 만나면서 서울로 이동하는 만큼 지방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중견기업 채용 정보 제공 행사가 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천에서 중견기업 취업 정보가 필요해 서울을 방문한 C씨(여‧20대)는 “중견기업에 맞는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렵다. 특히, 지원동기 적는 방법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데 박람회에서 컨설팅을 받을 수 있어서 방문했다”고 했다. C씨는 “현장에 와보니 중견기업에 취업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 원하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을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설명회 참가 소감을 밝혔다.
<뉴스투데이>는 이날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 참가해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한미약품. 일양약품. 한독 등 제약‧바이오 분야 우수 중견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을 만나 취업 준비 전략을 취재했다.
■ 한미약품 채용담당자, “직무별로 필요로 하는 역량과 지원자의 경험을 연결하는 고리를 찾는 것이 해법”
한미약품은 직무에 전문성을 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려는 입장이다. 부스 설명회는 구직자들에게 올해 상반기 취업 특성과 준비 방법을 안내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한미약품 총무‧노무그룹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 공채와 5월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 전반기 채용은 지원자의 직무적합성을 검증하는데 중점을 둔다.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한다”고 말하며 직무별로 중요한 역량을 설명했다.
한미약품 채용담당자는 “품질보증 직무는 외부 기관에서 한미약품을 방문해 영어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지원자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기업 내부에서 채용하려는 직무별 특성과 채용하려는 지원자의 필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안내했다.
이어 “입사서류를 작성할 때 지원자의 경험과 부서의 연결 고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경험과 직무 특성을 연결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면접 준비 방법에 대해서는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에 지원자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미리 예측하고, 답변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미약품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노력을 했고, 꼭 합격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면 합격할 수 있다”며 취업준비생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더했다.
이날 박람회는 한미약품 부스를 방문하는 지원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이날 전체 방문객 가운데 1등으로 행사장에 입장한 D씨(서울 노원‧20대)는 “취업 동향을 파악하고, 동종업계에서 어떤 신입 사원을 원하는지 알아보고자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섰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방문하고 싶은 첫 기업으로 한미약품을 꼽았다. A씨는 “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한미약품, 일양약품, 동아제약 등에 취업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일양약품 인사 관계자, “약국 돌아다니며 약사님들 만나고, 현직 영업 담당자들과 영업 전략 연구한 지원자 가장 기억에 남아”
일양약품은 적극적인 태도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지원자를 채용하려고 한다. 취업설명회 현장에서도 열정 하나로 일양약품 취업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어 가려는 구직자들의 관심은 어느 곳보다 뜨거웠다. 기자가 현장에서 취준생들과 동일한 과정을 통해 상담 신청을 한 결과 10명 정도의 대기자가 줄어드는데 30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인기가 절정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양약품 인사총무팀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전형 요소별로 취업을 준비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관계자는 “일양약품은 분기별 채용을 진행하며 부서별로 필요한 인원이 있으면 수시 채용도 함께 진행한다”면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자기소개서는 직무와 관련된 지원자의 경험과 살아있는 노하우를 강조하는 것이 좋고, 퍼스널 리더(Personal Leader)라는 것을 보여주면 더 좋다”고 강조했다.
일양약품 인사 관계자는 “1차 전형은 실무진이 직접 참여하는데 직무와 관련한 이해 정도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 2차 임원진 면접은 인성 면접으로 진행된다. 임원진은 기업의 가치관에 맞는 지원자를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억에 남는 합격자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약국‧병원 영업 분야에 합격한 지원자의 면접이 아직도 생생하다. 영업 직군으로 입사하면 OTC(일반의약품) 영업을 많이 하는데, 입사 전에 직접 약국을 돌아다니며 약사님을 인터뷰하고, 영업 사원들과 영업 전략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포트폴리오(Portfolio)로 만들어서 면접관들에게 보여줬다”고 기억을 회상하면서 “제약 영업을 정말 하고 싶어서 몸으로 뛰어다닌 경험만큼 값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직원들 모두 취업준비생 시절을 겪고 일양약품에서 근무하고 있다. 입사 전형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다시 도전한다는 자세로 준비한다면 충분히 원하는 기업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며 제약 분야에 도전하는 취업준비생들을 격려했다.
■ 한독 채용담당자, “파트너사(Partner Company)들과 왕성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한독의 기업 특성을 바탕으로 기업과 인재의 연결점 보여야”
한독 인사실 채용담당자는 “취업설명회 부스에 굉장히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방문하고 있다. 제약 업계 경력 지원자들도 현장에서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스의 열기를 보여줬다. 먼저 한독 채용담당자는 기업에 대한 사전 조사와 충분한 직무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박람회 참가자들은 주로 한독이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어떤 직무에서 채용이 이뤄지는지를 묻는다”면서 “기업이 무엇을 하고 있고, 직무별로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독 인사 관계자는 직무에 대한 분석이 잘못된 예를 들어가며 기업과 직무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제약 영업 직무에 대한 편견이 가장 많다. 술을 많이 마셔야 하는지 물어보는 취준생이 많은데 사실과 무관하다. 약품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이 영업 분야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사담당자는 인재상과 경험을 연결해 지원자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그는 “한독은 정직, 신뢰, 혁신, 성취, 파트너십 등 총 5가지 인재상에 맞는 지원자를 뽑고자 한다”면서 “협력사들과 관계가 왕성한 한독의 기업 특성을 파악하면 파트너사와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직, 신뢰, 파트너십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이어갔다. 한독 채용담당자는 “지원자의 입장에서 무엇이 궁금할지 미리 생각을 해보고 원서를 작성하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준비가 잘 된 사람이 합격한다. 면접을 보기 전에는 자기소개서에 무엇을 적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면접에서는 기업이 지원자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갖춘 지원자라는 것을 말하고, 회사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독은 굉장히 좋은 회사다. 업계에서도 GMP(식품 안정성과 품질의 보증)가 우수하고, 세계의 파트너사들로부터 업무 제휴 문의가 끊이지 않는 회사다. 외국의 유명한 기업들이 한독과 일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튼튼한 회사인 만큼 지원자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하며 설명을 마무리 지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