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의 미래 경영전략 (下)] 조현범 호(號) 172조원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 공략 '가속페달'

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4.03 05:00 ㅣ 수정 : 2024.04.03 05:00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신속하게 개발해 전기차 시대 발빠르게 대응
한국타이어, 포르쉐 등 7개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아이온' 공급
글로벌 완성차 시장 회복과 공장 증설로 고속 성장 기대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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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이 최근 수년간 쏟아지면서 타이어 업계도 라인업(제품군)을 대폭 늘리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요구하는 타이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업계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타이어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해마다 실적이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은 국내외 경쟁업체를 압도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한국타이어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 확대는 매 분기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한국타이어는 2022년 세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선보여 업계에 한 획을 그었다. 미래 사업인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공략해 실적 성장이라는 결실을 거둔 한국타이어의 미래 경영전략을 점검하는 시리즈를 두 차례 나눠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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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앤컴퍼니 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회장과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  [사진 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172조원 대 글로벌 전기자동차 타이어 시장을 잡아라'

 

조현범(52·사진) 회장이 이끄는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세계 전기차 타이어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이를 위해 조현범 회장은 전기차 전용 타이어 생산량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지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2022년 5월 세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iON)을 론칭했다. 한국타이어는 또 같은 해 9월 사계절용·겨울용 등 다양한 상품군을 추가 출시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풀 라인업(제품군)을 갖췄다.

 

엄밀하게 말하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전기차를 대량 생산하는 업체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타이어가 전기차 타이어 제품 개발과 브랜드 출시에 속도를 내는 것은 기존 전기차 고객에게 최적의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하고 향후 급성장할 전기차 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아이온 시리즈 제품은 전기차의 특성과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세밀하게 검토해 개발했다"며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아이온은 독일 명차 BMW에 납품하는 등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첨단 기술력 개발과 해외 사업영토 확장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주(州)에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생산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또한 동유럽 국가 헝가리에 2027년 공장 준공을 목표로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BusinessInsights)'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타이어 시장 규모는 2022년 172억4000만 달러(약 23조3171억원)에서 해마다 28.07% 증가해 2030년 1280억 달러(약 173조1200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가  해마다 25.4% 커질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전기차 시장 확대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 성장으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헝가리에는 한국, 일본, 독일 등 글로벌 전기차 공장이 집중돼 있다"며 "이에 따라 이 지역의 전기차 타이어 수요는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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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 / 그래픽=뉴스투데이]

 

■ 한국타이어, 소비자 수요 파악해 최고의 전기차 경험 선사하기 위해 '아이온 시리즈' 개발

 

한국타이어가 전기차용 타이어 아이온을 개발할 당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사항은 바로 소비자의 수요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남들보다 먼저 전기차를 구입한 사람 가운데 전기차 타이 선택 폭이 좁다며 분통을 터뜨린 사람도 있다”며 “특히 출력이 높은 전기차의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높은 토크(모터 회전력) 때문에 바퀴가 헛도는 일이 자주 발생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타이어가 헛돌지 않도록 해주는 힘인 접지력을 강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다만 접지력이 강해질수록 타이어 또한 쉽게 마모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양립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 동안 R&D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한 아이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이온은 '접지력 강화'와 '저마모성 역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게다가 아이온은 ‘소음 억제 기술(Hankook Sound Absorber)’ 을 갖췄다.  이 기술에 힘입어 아이온은 노면 접촉 때 발생하는 소음과 타이어 자체 공명음을 최소화 했다. 소비자는 소음이 사라진 전기차의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 환경을 만끽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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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는 아우디를 포함한 7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한국타이어]

 

이 같은 역량을 기반으로 한국타이어는 포르쉐, 아우디, 폭스바겐, 테슬라 등 7개 글로벌 완성업체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0년 세계적인 전기차 레이싱 대회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에 전기차 타이어를 공급하는 독점 기업으로 선정돼 2023년, 2024년 열리는 E 월드 챔피언십에 제품을 독점 공급하는 영예를 안았다. 

 

■ 한국타이어, 코로나 19 이후 판매 호조에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시대 열어

 

한국타이어는 지구촌을 뒤흔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한 2020년 부진한 경영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한국타이어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공격경영에 나서 2021년부터 최근까지 급속한 실적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19년 매출 6조8833억원, 영업이익 5440억원 △2020년 매출 6조4531억원, 영업이익 6283억원 △2021년 매출 7조1411억원, 영업이익 6422억원 △2022년 매출 8조3942억원, 영업이익 7058억원 △2023년 매출 8조9396억원, 영업이익 1조3279억원을 기록해 해마다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9124만대를 기록했으며 △2020년 7878만대 △2021년 8275만대 △2022년 8162만대 △2023년 9010만대를 기록했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2024년 9154만대 △2025년 9509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2020년에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한국타이어 기업 역량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19에 따른 전세계 자동차 공급망 차질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2021년부터 회복되면서 한국타이어는 빠르게 실적 개선을 이어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기존 타이어 제품 외에 전기차 타이어 판매량 확대에 탄탄한 수익창출이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이제 개화하기 시작한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공략해 프리미엄 타이어 시장으로 이끌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4.85%를 기록해 2021년 8.99%, 2022년 8.41% 대비 월등히 향상됐다"며 "전기차용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로 물류비용이 줄어들고 재료비도 감소해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일궈냈다”고 설명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가 올해  매출 9조1030억원, 영업이익 1조3620억원 △2025년 매출 9조4870억원, 영업이익 1조4020억원 △2026년 매출 9조7860억원, 영업이익 1조6260억원을 기록해 가파른 성장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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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주와 유럽 헝가리에서 타이어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한국타이어]

 

 

■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전기차 시장 겨냥해 해외 생산 기지 늘려

 

한국타이어는 최근 이뤄낸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생산 기지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22년 8월 미국 등 북미 전기차 타이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미국 테네시주(州)에 공장 증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타이어는 2026년 상반기까지 총 2조1000억원을 투자해 승용차·경트럭용(PCLT) 타이어 연간 생산량 550만개, 트럭·버스용(TBR) 타이어 연간 생산량 100만개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2026년 타이어 연간 총 생산량이 1200만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생산능력 연간 550만개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테네시주에서 공장을 증설해  북미 자동차 고객을 공략하고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테네시주 공장이 모두 전기차 타이어를 만드는 곳은 아니다"라며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타이어 생산외에 향후 수요가 늘어날 전기차 타이어 생산 역량을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유럽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11월 헝가리 공장 증설 투자 안건을 의결했으며 총 79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7년까지 타이어 생산설비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공장에서 2027년 트럭·버스용 타이어 연간 생산량을 8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타이어 생산기지를 대폭 늘려 기존 타이어 제품외에 향후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대 대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영에도 속도를 내 명실상부한 세계 초우량 타이어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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