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혁명(37)] 인공지능(AI)이 의사, 변호사 일자리부터 뺏는다고?

박진영 기자 입력 : 2023.12.23 17:19 ㅣ 수정 : 2023.12.23 17:19

한국은행,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 발간…국내 취업자 12%인 341만명은 AI로 실직
AI 노출 지수 높은 직업인 공학자, 의사, 회계사, 자산운용가, 변호사 등 대체확률 높아
인간관계 필수인 직업은 기자, 대학 교수, 성직자, 서비스 종사자 등은 대체확률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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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세계가 격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고도화에 따른 직업 대체와 새직업의 부상이 빈번하다. 한국경제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도 새직업의 출현한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직업 혁명'의 현재와 미래를 취재해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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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취업자 중 약 341만명(전체 취업자수 대비 12%)은 AI 기술의 발달로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AI 노출 지수가 높을수록, 고학력‧고소득일수록, 남성일수록 AI 대체 확률이 높아졌다. [사진= 프리픽]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인간 일자리 대체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최근 한 보고서에서 AI가 국내 일자리 341만개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노출 지수가 높은 공학 기술자와 의사, 회계사 등이 일자리를 잃게 될 확률이 높고, 대면 접촉이 필수인 기자, 성직자, 예술인, 서비스 종사자 등의 일자리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AI가 공장 자동화 등 저학력 일자리 중심으로 대체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고소득‧고학력 일자리도 잠식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고용분석 전문가들의 연구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다룬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취업자 중 약 341만명(전체 취업자수 대비 12%)은 AI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직업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 노출 지수 상위 20%에 해당하는 직업을 식별하고,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를 더한 결과다.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에는 △화학 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철도‧전동차 기관사 △상하수도‧재활용 처리 조작원 △금속재료 공학 기술자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AI에 의해 일자리를 빼앗길 확률이 높다.

 

고소득 직업군 가운데 AI 노출 지수가 높은 직업으로는 △일반 의사 △전문 의사 △회계사 △자산운용가 △변호사 등이 있다.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의 공통적인 특징은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하면 쉽게 자동화 업무를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화학공학 기술자의 경우 생산 공정을 설계‧운영하는데 AI 알고리즘이 인간을 대체해 공정 최적화 업무를 100% 수행할 수 있다. 

 

국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IT 업계에서도 AI 자동화와 인간 일자리 대체는 시작됐다. 자동차 제조 공장의 신차 외관 확인 과정과 반도체 팹 공정 모니터링 등 고급 기술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반면에 인간관계 형성이 필수적인 직업은 AI 노출 지수가 낮게 나타났다. AI가 사람을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으로는 △기자 △대학교수‧강사 △성직자 △가수‧성악가 △음식 관련 종사자 △운송 서비스 종사자 등이 있다.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 △제조업 등 고생산성 산업 분야는 AI 노출 지수가 높았다.  반면 △숙박음식업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 서비스업은 AI 노출 지수가 낮아서 AI가 대체하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수준과 학력 수준별로 보면, 고학력·고소득 일자리일수록 AI 노출 지수가 높게 나타나 AI 대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AI가 비반복적·인지적 업무를 대체하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고학력·고소득 일자리의 AI 대체 위험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AI가 산업용 로봇이나 소프트웨어 등으로 중간 수준의 교육을 받은 노동자 일자리를 빼앗아갔던 과거와 달리 고학력자나 고소득자의 고유 영역인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업도 잠식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 일자리가 여성 일자리 보다 AI 대체 확률이 높다. 한국은행은 남성 일자리가 산업용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 등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고, 여성은 대면 서비스업 종사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령별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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