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원’ 주담대가 움직인다···은행권, 온라인 대환 서비스 앞두고 분주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11.26 07:52 ㅣ 수정 : 2023.11.26 07:52

내달 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 주담대로 확대
주담대 잔액 1000조원··모두 잠재 이동 대상
은행권 경쟁 준비 돌입···관건은 금리 경쟁력
쏠림현상·자산유출 우려에 ‘안전장치’ 마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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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금융당국이 이르면 다음 달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대환’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은행권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신용대출보다 건당 취급 규모가 큰 상품인 만큼 금리 인하 등의 조치로 여신 잔액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1월부터 스마트폰 등 온라인에서 대출을 비교하고 갈아타는 ‘원스톱 대환 대출 서비스’ 범위를 주담대와 전세대출로 확대할 예정이다. 

 

‘원스톱 대환 대출 서비스’는 총 32개 금융사가 참여한 19개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금융위는 지난 5월 31일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는데, 지난 10일 기준 누적 이용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일평균 약 185억원의 신용대출이 이동한 셈이다. 

 

진짜 ‘빅 이벤트’는 다음 달 주담대 대환 서비스 시행 이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1759조1000억원인데, 주담대가 1049조1000억원(59.6%)을 차지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만 500조원대다. 

 

‘원스톱 대환 대출 서비스’ 범위가 주담대까지 확대되면 수백조원의 은행권 주담대 잔액이 잠재 이동 대상이다. 통상 ‘억 단위’인 주담대 대환이 일어날 경우 이용금액 증가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은행들의 여신 잔액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은행들도 주담대 잔액 방어는 물론 타행 고객 유치를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관건은 누가 더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느냐다. 지점 방문 없이 온라인에서 금리 비교가 가능한 만큼 0.1%포인트(p) 차이만으로도 대환 수요가 일어날 수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용대출 대환 서비스가 시행된 이후 은행들은 관련 상품 금리를 0.7%p 수준 인하하거나, 0.9%p의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섰다. 주담대는 원리금(원금+이자) 자체가 크다보니 금리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이미 은행들은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갖고 있지만, 이게 한 플랫폼에 모여 직관적으로 비교되면 다른 은행을 의식 안 할 수 없다”며 “주담대는 신용대출보다 우량한 대출인 만큼 지켜야할 필요성이 크다. 연말쯤 전반적인 경쟁력 점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경쟁 촉진으로 금리 인하 효과를 유도한다는 정책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일각에선 일부 은행의 여신 잔액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는 과도한 대출 자산 유출 등이 발행하면 해당 금융사의 서비스 참여를 일시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각 금융사의 건전성‧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준의 과도한 쏠림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향후 필요시 주담대‧전세대출 대환 인프라 운영을 위한 리스크 관리방안을 마련해 특이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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