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공군(空軍) 이야기 (94)] 방공유도탄여단장④ 여단 작전지역을 공중에서 순찰하다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02.28 17:37 ㅣ 수정 : 2023.02.28 17:37

비조종 장군들에게 분기에 한 번씩 전투기 탑승 기회 주어져
필자가 탑승한 KA-1 항공기가 예하 포대의 가상 적기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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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장구를 착용 중인 필자. KA-1은 G-suit를 착용하지 않는다 [사진=최환종]

 

[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장군으로 진급한 이후, 개인적으로나 부대로서나 큰 변화는 없었다. 단지, 영관장교 때와는 다르게 보다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다는 것이 큰 변화였다. 여단에 법무참모가 편성되어 있는 것이 그 한 예다.

 

이 세상 모든 일을 법에 명시된 내용만 가지고 처리할 수는 없듯이 부대의 지휘관 업무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갓난아이를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기는 두 여인에 대하여 슬기로운 판정을 내린 ‘솔로몬 왕’ 같이 부대의 지휘관도 때로는 그러한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군대 업무도 경우에 따라서는 규정에 없거나, 있어도 해석하기 애매한 업무를 행하여야 할 때가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지휘관의 건전한 판단과 이에 따르는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장군 지휘관은 이런 경우에 영관장교 때와는 다르게 소신껏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군 부대장은 법무참모와 군종 참모 등이 있어서 필요시에 그들에게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장군 부대장의 건전한 판단과 책임감이고, 이런 면에서 필자는 필요시에 건전한 판단과 책임감을 가지고 주어진 사안을 해결했다.

 

한편, 당시 공군참모총장의 지시로 조종사가 아닌 비조종 장군들에게 분기에 한번씩 전투기 탑승 기회가 주어졌다. 이 제도는 성일환 총장 취임시부터 시행되었는데 필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분기별로 한번씩 전투기에 탑승하여 여단 작전지역을 공중에서 순찰하며 포대 전투준비 태세를 점검하리라 생각했다(지난 여름, 공작사 검열 때 F-16에 탑승하여 전투기의 공대지 공격 임무와 포대의 임무 수행상태를 확인했듯이).

 

여단 업무가 어느 정도 안정된 2월 하순에 필자는 전투기 탑승을 신청했고, 중부 전선의 00비행단에서 KA-1을 탑승하여 여단의 동부 지역을 공중 순찰하기로 했다. 전투기에 탑승하려면 항공생리교육(Aviation Physiological Training)을 받아야 하는데, 필자는 지난해에 이미 교육을 받았으므로 추가적인 교육은 불필요했다.

 

사전에 KA-1 항공기의 교범 등을 확보하여 대략적인 항공기의 성능을 공부한 필자는 비행 당일 아침 일찍 00 비행단으로 향하였다. 당시 00 비행단장인 이 모(某) 장군은 필자의 사관학교 1년 후배로서 사관학교의 같은 중대 후배였고, 필자가 합참 방공작전과장으로 근무할 당시에 같은 작전본부 소속의 00과장으로 근무했던 가까운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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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대대장에게 항공기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있는 필자 / 사진=최환종

 

00비행단에 도착한 필자는 이 모(某) 장군을 만나 차한잔 하면서 서로 장군이 되어 만났음을 축하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는 이른 점심 식사를 위하여 부대 식당으로 갔다. 원래 계획은 비행단장과 점심 식사를 같이하고 오후에 비행을 하기로 했는데, 일정 조율 과정에서 검열단 동기들이 그날 저녁에 부대를 방문하도록 되어서 아쉽게도 점심 식사는 필자 혼자 하고 일찍 비행을 하게 되었다.

 

비행대대로 간 필자는 대대장에게 간략하게 일반현황 브리핑을 받고 임무 조종사를 만나 오늘의 비행에 대하여 토의한 후에 장구반으로 가서 비행 장구를 착용했다. 비행경로는 여단 동부 지역의 4개 지대공 유도탄 포대를 돌아보고 기지로 복귀하는 것으로 계획했고, 예하 포대에는 적기의 공격을 가상하여 대응 태세를 유지하도록 사전에 지시를 해놓았다. 필자가 탑승한 항공기가 그날의 가상적기가 된 것이다.

 

비행대대장이 항공기 주기장까지 같이 나와서 항공기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었다. 임무 조종사와 같이 외부점검을 실시하고는 조종석에 앉았다. 2월이지만 조종석의 캐노피를 덮으면 공중에서는 더울 것 같아서 비행잠바는 입지 않았다. 전방석의 조종사가 시동을 걸자 프로펠러 항공기의 왕복동엔진(Reciprocal Engine) 특유의 소음과 부드러우면서도 힘찬 진동이 온몸에 전해져 온다.

 

활주로 끝으로 다가가자 저 멀리에서 FA-50 몇 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륙준비를 하고 있는 FA-50에 가까이 가자 덩치가 작은 KA-1은 더욱 왜소해 보인다.

 

잠시 후 KA-1의 이륙 차례가 되었다. 엔진출력을 최대로 한 KA-1은 속도를 높여 활주로를 달리다가 이내 공중으로 가볍게 올라간다. 이날의 기상은 비행하기에 좋은 상태였다. 00기지 부근은 약간 뿌연 시정이었으나 동쪽으로 갈수록 시정은 매우 양호해졌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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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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