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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다음날 아침, 약간의 한기를 느기면서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주변 지도를 보니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 ‘태백’과 황지연못, 태백산이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 태백산 정상에 올라가 봐야지 하고는 태백산 아래의 주차장까지 가서 자동차를 주차하고는 아내와 같이 가벼운 트랙킹화를 신고 정상으로 향했다.
태백산 정상의 고도는 해발 1,567미터(나중에 알고보니 태백산 정상은 장군봉이고 그 고도가 해발 1,567미터, 천제단의 고도는 1,561미터이다). 그러나 주차장 자체의 고도가 꽤 높기 때문에 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다. 주차장에서부터 태백산 정상까지는 약 1.5 ~ 2시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천제단까지 오르니 그 앞에 태백산(太白山) 이라고 새겨진 비석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천제단 주변에 까마귀가 엄청 많이 있었다. 정상에 올라서 상쾌한 기분인데 까마귀라.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옛 고구려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까마귀를 귀하게 여겼지 않았던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엄청나게 많은 까마귀가 귀여운 녀석들로 보였다. 사물에 대한 감정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잠시 경치를 바라보다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군봉(將軍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군(將軍)은 나와는 관계가 없지만 장군봉이 태백산 최고봉이라고 하니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군봉에도 까마귀가 엄청 많았다.
천제단에서도 장군봉에서도 내가 사진을 촬영하려는 곳마다 까마귀들이 마치 나를 쫓아다니는 것 같이 주변에서 맴돈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까마귀 녀석들이 나한테 좋은 소식을 가져다 주려나?
천제단 주변에서 김밥으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고는 산을 내려와서 태백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하는 등산에 아내는 발이 많이 아픈가보다. 태백에 가서는 낙동강의 발원지라고 하는 황지연못에 가보았다. 공원같이 아담하게 꾸며놓은 곳에 제법 큰 연못이 있는데 여기서 하루 5,000톤의 물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이곳이 낙동강의 발원지라..... 연못의 물을 바라보며 잠시 상념에 빠졌다. 황지연못을 돌아보고는 그 주변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에 가서 이른 저녁을 먹고 다시 통나무집으로 돌아왔다. 해가 진 후에 숙소 앞에서 아내와 커피 한잔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서울로 출발했고, 오는 길에 경치가 좋은 곳을 한두군데 둘러보며 왔다. 편안한 휴가였다.
며칠 간의 휴가를 마치고 와서는 다시 일상 업무로 복귀했다. 검열 업무는 계속되었고 일과 후에는 지인들(특히 고등학교 선후배들)과 자주 어울리며 세상사는 얘기들을 많이 나누었다.
가을이 깊어 가면서 장군 진급 심사 시기가 다가왔다.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왠지 모를 답답함이 지속되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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