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공군(空軍) 이야기 (81)]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 검열관⑥ ‘여름철 스쿠바다이빙과 소라와 장염’ 1
강남욱 발행인 입력 : 2022.11.07 16:46 ㅣ 수정 : 2022.11.07 16:46
한미 방공포병간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했던 동해안 다이빙
[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당시 필자는 공작사 방공포병처장으로 근무할 당시에 주한미군 패트리어트 부대원들과 동해안에서 다이빙을 했던 것이 가장 최근의 다이빙이어서 오랜만에 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기대되기도 했다.
공작사 방공포병처장으로 근무할 당시의 다이빙 배경은 다음과 같다. 당시 주한미군 패트리어트 대대장이 필자에게 ‘다음 주말에 대대원 일부가 동해안으로 스쿠바 다이빙을 가는데, 한미 방공포병간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차원에서 방포처장님을 정중히 초대합니다’라는 취지로 요청을 했다.
필자는 그 초대에 적극 응하기로 하고, 해당 주말에 작전관련 대기 요소는 없는지 등등을 확인 후에 공작사령관에게 정식 보고 및 승인을 받아 해당 주말에 직접 운전을 해서 동해안으로 향했다.
당시 공작사령관은 필자의 이런 활동에 매우 긍정적이었고, 공작사령관 본인도 다이빙을 배우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면서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는 했다. 공작사에서는 이런 분위기였는데 공작사 예하 부대인 방포사에서는 그렇게 남의 험담이나 하고 있었다. 무기체계 공부나 전술(戰術) 연구에는 등신이고 남 험담에는 귀신이었던 그들(물론 일부 방공포병 장교들이지만)... 그때는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하던 신경을 쓰겠는가! 그 다음 주말에 종합운동장 수영장(스쿠바 다이빙 전용)에 가서 수중 감각도 회복하고 동료들의 교육 받는 것을 지켜보면서 혹시 도와줄 상황이 있으면 도와주려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수영장 바닥(5m)에 앉아서 지상 교육을 마친 동료들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나도 학생 다이버 시절에는 그랬듯이 스쿠바 다이빙 교육이 처음인 동료들은 물속에 들어와서는 자세를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필자는 동료들 주변에 있으면서 가끔 그들과 수신호를 주고 받으며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첫 교육 다이빙은 교관(특전사 출신 부사관)은 검열관들(학생 다이버들)이 물속에서 얼마나 적응하는지 등을 살펴보고는 첫 수업을 마쳤다. 동료들은 교관이 부사관임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교관의 지시’에 잘 따랐고, 그 부사관도 검열관들의 계급 때문에 무척 부담이 컸을텐데 다이빙 교관 경험이 많은지 무난하게 교육을 진행했다.
두 번째 교육 다이빙이 진행되었다. 처음과는 달리 비교적 익숙한 자세로 모두들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잠시 후에 육군 동기 한명이 수면으로 올라간다. 따라서 올라갔더니 다시 들어갈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호흡이 조금 답답해서 올라왔다고 한다.
필자는 알았다 하고 물속으로 들어갔는데 그 동기는 교육 내내 물속에서 안보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동기는 물속에서 호흡기를 잘못 입에 물었는지 물을 몇 모금 마셨고 갑자기 공황 상태에 빠져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한다. 쉬었다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한번 놀랬던 터라 물속에 들어가기를 주저하다가 결국에는 다이빙 강습을 포기했다고 한다. 안타까웠다. 좋은 수중 버디가 될 수 있었는데. 그러나 한편으로는 초기에 그런 경험을 해서 포기한게 다행인지도 모른다. 행여 바다속에서 그런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첫 날 교육을 마치고 나니 이래저래 포기한 동료들을 제외하고는 육군 선배 장교(헬기 조종) 1명, 공군 후배 장교(전투기 조종) 1명이 남았다. 이들 2명은 이후에 수영장 교육과 이론 교육을 더 받고 그해 여름에 남해안의 거문도로 가서 실습 다이빙을 하기로 했고(여수가 고향인 교관은 학생 다이버들의 첫 바다실습 장소로 거문도를 추천했고 우리는 이에 동의했다), 실습 다이빙에는 필자도 동행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몇 주일이 지난 무더운 여름의 어느 주말, 다이빙 실습팀(필자, 육군 대령 1, 공군 대령 1, 교관)은 거문도로 향했다. 거문도까지 가는 길은 멀었다.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한 우리 일행은 몇 시간을 운전해서 전남 고흥에 도착했고, 다시 배를 타고 거문도로 갔다. 섬에 도착한 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고는 곧바로 다이빙 장구를 챙겨서 바닷가로 갔다.
오랜만에 들어가는 바다속. 남해안이라 물이 맑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수중 시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서해안 바다속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할 정도로 안좋았는데, 아무튼 실습은 해야 하므로 다이빙 포인트에 설치된 안전 밧줄을 잡고 바다속으로 하강했다. 수온은 15℃ 내외. 바닥(수심 10 미터 내외)에 내려가자 수면보다는 시정이 다소 좋아졌다. 특전사 출신 교관이 있지만 필자는 첫 바다 실습 다이빙할 때의 나를 생각하며 두 학생 다이버들 주위에서 그들의 행동을 살펴보고 있었다.
혹시나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교관을 도와서 재빨리 조치를 취해야 하므로.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두명의 학생 다이버는 바다속에서의 실습을 무난히 내냈다. 필자는 이날 다이빙은 두 명의 학생 다이버들에게 시간을 할애하고 다음날에는 다이빙을 즐기리라 생각했다. 두 번의 실습 다이빙을 모두 마친 우리 일행은 숙소로 와서 샤워를 하고 저녁식사 때까지 숙소 주변 바닷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그런데...(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