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대우건설에 또 '재신임' 묻는 한남2구역..."조합원 부담만 커질 것"

김성현 기자 입력 : 2025.04.03 06:45 ㅣ 수정 : 2025.04.03 08:42

27일 한남2구역 시공사 2차 재신임 위한 총회
'118프로젝트' 등 무산되며 책임론 불거져
"공사비 하방요인 없어...시간 끌면 손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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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2구역 재정비사업 배치도 [사진=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시공권을 두고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과거 한차례 시공 자격 박탈 위기를 겪었던 대우건설은 고도제한 완화 무산 등으로 조합 내부에서 책임론이 불거지며 또 다시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전에 시공사 교체를 진행했던 사업장들이 긍정적인 결과만을 얻었던 게 아닌 만큼 이번 총회가 사업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27일 총회를 통해 시공사 대우건설의 2차 재신임을 묻는다.

 

조합 측은 대우건설이 약속한 고도제한 완화가 무산된 것에 따른 책임을 물어 시공권 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고도를 118m까지 완화해 기존 14층이던 최고 층수를 21층까지 올리는 '118프로젝트'를 내세워 롯데건설을 꺾고 한남2구역 시공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2023년 6월 서울시의 '신고도지구 구상안'에 한남뉴타운 일대가 제외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여기에 2블록과 3블록 사이 도로를 없애 활용 면적을 늘리려던 계획 또한 서울시의 도로 유지 의견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118프로젝트와 2블록과 3블록 사이 도로를 없애는 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서울시와 협의 중"이라며 "허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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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2구역 재정비사업 위치도 [사진=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

 

한남2구역은 과거 시공사 교체를 시도했던 전력이 있다. 지난 2023년 9월 조합은 대우건설의 공약의 비현실성을 제기하며 시공사 선정 재신임에 대한 총회를 개최했다. 제적인원수 909명 중 725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건설의 자격 유지에 찬성이 414표 나오며 시공권을 지킬수 있었다. 

 

대우건설은 이전에도 시공 자격을 박탈당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신반포15차 재정비사업조합은 공사비 증액 등으로 갈등을 빚자 시공사 대우건설과 계약을 해지했다. 신반포15차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해 지난해 분양에 나서 완판에 성공했다.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조합원들은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원펜타스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로 지역 최고가로 책정됐으나 일반 분양가는 비교적 낮은 금액으로 책정됐다. 당초 조합 측은 일반 분양가로 3.3㎡당 7050만원 이상을 원했으나 지난 2020년 심사를 통해 책정된 택지비 감정평가 결과인 3.3㎡당 4169만원이 적용돼 결과적으로 6736만950원으로 결정됐다. 여기에 시공사 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대우건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만큼 이에 따른 지출도 감수해야 한다.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원펜타스는 기존 대우건설의 설계도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아파트"라며 "기존대로 대우건설과 진행했더라면 더 빨리 분양에 나섰을 것이고, 지난 몇 년 간 크게 오른 공사비 적용도 받지 않았을 텐데 무리한 시공사 변경으로 신반포15차는 '래미안' 간판 하나만 얻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몇 년간 상승해 온 공사비는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어 시간을 끄는 것이 조합에 유리할 게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상승하며 원자재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공사비 하방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박선구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2일 발표한 '3월 주택시장동향'을 통해 "최근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우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정국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해져 1400원 중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다수의 기관에서는 올 하반기 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있으나 해외투자 증가, 국내 경기둔화, 한-미 금리차 등 구조적인 이유로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아래로 내려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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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건설용 중간재 생산자물가 변동률 추이 [표=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어 "환율 급등은 건설시장에 수입 물가를 자극해 자재가격 상승 등 전반적인 공사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건설산업은 목재와 석제품 등을 제외하면 완제품의 수입 비중은 크지 않으나, 건설자재 원재료의 경우 수입 비중이 높아 환율상승은 직간접적인 비용 증가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또 "수입자재의 경우 연간 또는 반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상승의 영향이 뒤늦게 반영되면서 공사비 상승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빠른 사태 해결이 답이라는 입장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에 "원가가 상승하면 공사비가 높아지는 게 정상이지만 이걸 못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며 "건설사와 조합이 최대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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