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사례분석] 신한은행, 'SDGs 기획실’ 출범시켜...ESG경영 후퇴가 아닌 '고도화' 겨냥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2.13 05:28 ㅣ 수정 : 2025.02.13 05:28

4대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종합 A+ 등급 획득
조직 개편 통해 조직 명칭을 ‘ESG→SDGs’ 변경
정상혁 행장,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균형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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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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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정상혁 은행장 [사진=신한은행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신한금융그룹 산하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이 그동안 사용해 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담당 조직 용어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로 전격 교체했다. 환경보호와 상생금융, 내부통제 강화 등 기존의 지향점 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 지속가능성 제고 전략을 전개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ESG의 모호성과 실효성 논란도 이번 용어 변경 결정에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 역시 제기된다. 신한금융은 이미 금융권 최고 수준의 ESG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신한은행의 이 같은 행보가 지속가능 경영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초 조직 개편에서 기존 ESG 사업 담당 조직인 ‘ESG 기획실’의 명칭을 ‘SDGs 기획실’로 바꿨다. 이 조직은 기존 ESG 영역에 해당하는 사회공헌이나 상생금융 등을 전담하고 있었는데, 이번 명칭 변경과 함께 업무·사업 분야도 다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지속가능 발전 포털’에 따르면 SDGs는 지난 2015년 유엔(UN) 총회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다. 인간·지구·번영·평화·파트너십 등 5개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17개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SDGs는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을 슬로건으로 한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의 ESG 용어 변경 배경에 주목한다. 일각에선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친 ‘ESG 회의론’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ESG라는 용어를 버리고 ‘전환기 투자’로 지칭하기도 했다. 그는 “ESG라는 용어가 (정치적으로) 무기화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웰스파고·골드만삭스·씨티·모건스탠리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말 탄소중립 글로벌 연합체인 ‘NZBA’를 탈퇴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을 앞두고 공화당은 탄소중립 연합에 가입한 금융사에 압력을 확대했다”며 “국내 은행들도 글로벌 은행들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니터링해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다만 신한은행은 이번 용어 변경이 지속가능 경영의 범위를 넓히려는 의도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현안에 따라 달라지는 부서 명칭이나 업무 범위 등을 통일하는 동시에 지향해야 할 아젠다도 명확히 하겠다는 뜻이다. 기존 ESG 경영의 후퇴가 아닌 고도화 차원의 결정인 셈이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조직 내에서 ESG 업무를 담당해 온 분들이 목표를 이행해 나갈 때 ESG보다 SDGs라는 용어가 더 부합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며 “지속가능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목표를 더 명확히 하려는 의도에서 용어 변경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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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신한금융은 금융권 내 ESG 선두주자로 꼽혀왔다. 국내 최고 권위의 ESG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은 신한금융의 2024년 ESG 종합 평가등급으로 ‘A+’를 부여했다. KB·하나·우리를 비롯한 4대 금융그룹 중 ESG 종합 평가등급서 ‘A+’를 받은 건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또 KGSC ESG 평가서 통합 ‘A+’ 등급을 받은 건 평가 대상 794개사 중 20개사(2.5%)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은 이번 용어 변경 후 추진될 다양한 사업이 회사의 지속가능성 제고 동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존 ESG 틀에서 이뤄져 온 환경보호와 사회공헌·상생금융은 그대로 추진하면서 더 다양한 성과 창출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SG 경영 선도 금융사로 지속가능 경영 범위를 더 넓은 범위로 개척해 나가려는 시도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본업의 혁신과 미래를 향한 도전에 집중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견고한 체질을 확보하는데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자 한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신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강하면서도 유연함을 갖추는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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