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 이슈산책] 누가 윤석열을 지지하고 있을까?

민병두 입력 : 2025.01.13 16:02 ㅣ 수정 : 2025.01.13 17:36

관저성명 발표하고 자진 출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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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뉴스투데이 회장. 

 

[뉴스투데이=민병두 회장] 윤석열의 내란으로 인해서 우리가 입은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전쟁 중인 러시아의 루불화 보다 더 떨어졌다는 원화, 이로 인한 기업들의 고통, 내수침체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한숨, 헌법이 제대로 작동하는가에 대한 주변국들의 회의, 정부의 능력에 대한 국민의 불신,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안정적인가에 대한 질문 등등.

 

그런데도 괴물은 한남동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2차내전을 지휘하고 있다. 로마의 네로 황제가 로마에 불을 지르는 것보다 더 위험한 행동을 하고있다. 한 순간에 나라를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내란 외환의 죄를 짓고도 그는 최후의 일전을 치를 태세다.

 

12월3일은 동맹과 적국 모두를 당황케 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2만8000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아무런 상의 없이 북한의 국지전 도발을 유도했다면 미국 입장에서 이게 동맹인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자국의 군인들 목숨과 생명이 위태로워 질 수 있는데 사전에 아무런 정보를 얻지 못했다.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 정부의 당사자와 접촉을 시도했는데 누구도 책임을 지고 논의하지를 않았다.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함께 지키는 동맹의 역사 70년 중에 최악이다.

 

한국 전쟁 중에 임기연장 개헌을 한 이승만, 반헌법적인 쿠테타를 한 박정희와 전두환, “어떤 동맹, 이념 보다 민족이 소중하다”는 김영삼, 중국의 전승 70주년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보다 더 큰 충격이 윤석열의 내란이다. 민주주의 가치를 함께 한다고 늘상 외친 윤석열에게 당한  배신은 다른 어떤 이탈 보다 더 충격적이다. 

 

국방부가 국지전을 유도한 적이 없다고 부정하지만 윤석열이 한 행태를 보면 믿기 힘들다. 그것이 국지전에 그칠 지 아니면 제한적인 전면전이 될지, 길고 긴 전쟁이 될지는 내란세력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다. 윤석열과 그의 추종자들이 즐겨보는 극우 유투버들은 핵을 가진 북한이 연평도나 강화도를 기습 점거하는 시나리오를 얘기해 왔다. 미국이 참전을 꺼리고, 우리 군은 핵 공격을 두려워해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우리나라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꾸로 국지전을 유도해서 만약 북한이 일 대 일 이상의 대응을 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유튜브에서 보는 시나리오대로 되었다면? 도대체 그들은 어떤 전략과 대응책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드론사령부가 흔적을 없애고 있다는 보도만 나올 뿐 진정 어떤 전쟁계획을 갖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12월3일 내란을 접하고 미국의 책임있는 당국자들은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윤석열의 계엄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는 한국을 떠나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냐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거리 시위에 성조기가 나부끼는 게 이상해 보이지 않나”라는 질문에 “완전히 이해되는 건 아니다”고 했다. 미국은 윤석열의 내란에 대해 명시적인 반대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스팔트 우파는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그들은 동맹 보다 장사를 중시하는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을 추가로 인상해도 성조기를 흔들 것이다. 관세 폭탄을 때려도 성조기를 흔들고, 미국과 멕시코에 진출해있는 한국기업들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어도 성조기를 흔들 것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 윤석열이라는 괴물이 있다.

 

윤석열은 12월3일 총과 도끼를 써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 지금 윤석열은 경호처에 무기를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헌법기관인 국민의 대표를 상대로 총기를 사용할 것을 지시한 데 이어, 사법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을 무력으로 막으라는 불법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고 있다. 여기에 부화뇌동하여 길거리에 누워서라도 법 집행을 막으려는 아스팔트 우파와 국민의힘이 있다.

 

만약 윤석열이 대통령이 아닌 상태에서 일부 정치군인들을 동원하여 내란을 일으켰다고 하자. 아마 그  즉시 탱크와 헬기를 동원하여 진압했을 것이다. 윤석열은 벌써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 혹은 사형에 처해지는 운명에 처했을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사유화하여 경호처를 방패삼아 버티는, 역사상 가장 비겁하고 졸렬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도 고문이다. 헌법을 유린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이들이 헌법을 수호하는 세력들을 반국가세력이라며 지탄하고 있다. 살인자가 피해자를 살인마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 황당한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경호처의 무장을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은 도대체 어떤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일까 ? 아마도 무력충돌을 우려한 공수처가 법집행을 주저하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는 것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 불가능한 일이다.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그가 구속되고 법정에 가는 것은 분명하다. 그는 공무원의 파면 사유에 해당하는 불법을 너무 많이 저질렀다. 장난삼아 했든, 경고를 하기 위해서 했든, 진심으로 했든 불법은 불법이다. 선의로 했든, 불법으로 했든 불법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다. 이것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이미 수십명의 부하들이 내란죄로 기소되고 처벌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탄핵과 형사 처벌을 면할 길은 없다.

 

혹시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이 다치거나 죽는 일이 발생하는 것을 의도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흥분한 아스팔트 우파들의 더 강력한 행동을 촉발하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수처가 경호처 지휘부부터 한 명씩 체포하고, 대부분의 경호처 직원이 이탈할 것이기에 그렇게 될 가능성도 없다. 이런저런 경우를 생각해보면 지금하는 행동은 두려움의 소산이거나 공황 사태의 결과일 수 있다. 

 

사실 알고 보면 그의 편은 거의 없다. 국민의힘이 저러고 있는 것은 윤석열을 수단으로 하여 다가 올 조기 대선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그들은 이미 윤석열은 사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적당히 가까이 하는 것은 우파를 결집시켜서 조기대선에 활용하려는 것일 뿐 윤석열의 정치 복귀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럴 일도 없지만 만에 하나 윤석열이 복귀한다고 치자. 미국과 동맹을 재건하기가 쉽겠는가? 여러 차례 적국으로 규정되다시피한 중국은? 일본은 정통성 없는 정부와 어떤 논의를 하겠는가? 그가 업무에 복귀한다면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절대 다수의 국민은 가만 있을 것인가? 그 다음부터 헌법을 누가 수호할 수 있겠는가? 정치 군인과 정치 검찰이 판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야말로 대혼란이다. 국민의힘이라고 해서 그의 귀환을 기대할리가 없다. 그가 귀환한다면 엄청나게 큰 짐덩어리와 멍에를 안고가야 한다. 

 

여론조사가 탄핵 직후와 많이 달라진 것에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한다. 이 역시 착시일 뿐이다. 보수층의 대부분은 다음 조기대선에 대한 태도를 갖고 이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계엄에 대한 생각, 탄핵에 대한 태도가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수적 대중들이 직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연장이냐 정권교체냐 하는 입장을 갖고 계엄과 탄핵을 보고 있는 것이지, 윤석열의 정치적 구명을 갖고 계엄과 탄핵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후자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보고 있다면 12월 3일 직후의 여론에서 많이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임명한 내각의 일부, 그리고 대통령실의 수석급 비서관만이 그에게 충성을 바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개는 이미 마음이 떠났다고 보아야 한다. 그들은 나중에 역사 책에 윤석열 정부의 일원으로 기록되는 것을 부끄러워 할 것이다. 경호처는 이미 대부분이 심리적으로 이탈했다고 보아야 한다. 윤석열이 망상에 사로잡혀있지 않다면 경호처 직원들의 말과 언어에서 그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을 알 것이다. 그들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동원되었다가 희생된 북한 병사처럼 만들지 마라. 그들에게 총과 칼을 쥐라고 하는 것은 거의 발악이다.

 

아마도 김건희도 그의 변호사비를 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라의 품격과 국민의 삶을 생각하면 그 스스로 나와야 한다. 이제  마지막 시간이 임박하고 있다. 체포되어서 나올 것이냐, 아니면 관저성명이라도 발표하고 제발로 나올 것이냐? 한남동 앞에 있는 극우 유투버를 보지 말고 국민을 보고 마지막 선택을 하기를 기대한다.

 

※ 이 컬럼은 뉴스투데이의 공식 견해가 아니며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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