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수출 10억불' K-라면 전성시대...삼양·농심·오뚜기, 지구촌 입맛 사로잡았다
농식품부, 연간 라면 수출 실적 12억 달러 예상
송미령 장관 "K컬처 붐 타고 라면 인기 급상승"
삼양, 미국·유럽 매출 확대...밀양 2공장 완공 기대감
농심, 월마트 미국 소비자 겨냥...녹산 공장 설립 결정
오뚜기, 2028년 해외 매출 1조원 달성 목표 제시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대한민국의 라면 수출액이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드라마와 영화 속 라면을 먹는 장면들로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더니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시장 선두 주자들은 각각 생산 규모를 높이거나 해외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10월까지 ''K-푸드 수출 누적액(잠정치)이 전년 동기(75억 3000만 달러) 대비 8.9% 증가한 81억 9000만 달러(약 11조 2931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10월 말 실적 중 최대 실적에 해당하는 이 수치는 14개월 연속 고공행진 중이다.
K-푸드 품목 중 가장 많은 수출품은 단연 라면이다. 라면은 10월 한 달에만 1억 2000만 달러(약 1654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 10억 2080만 달러(약 1조 4073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출액인 9억 5200만 달러를 단 열 달 만에 넘어선 셈이다.
농식품부는 연말까지 라면 수출이 이어지면 연간 실적은 12억 달러(약 1조 66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합산하면 라면 해외 수출은 올해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라면은 미국과 중국,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시장인 중남미에서도 판매 증가율이 70.9% 급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1일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CU 홍대상상점에서 '라면 수출 10억불 달성 기념 간담회'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K-컬처'의 붐을 타고 한국 라면이 소셜미디어 등에서 큰 인기를 끌며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기 아이돌 그룹 BTS의 한 멤버가 온라인 라이브 방송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즐기는 모습이 전파를 탔고, 2020년 영화 '기생충'에선 농심의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섞어 먹는 장면이 인기를 얻기도 했다.
K-컬처로 라면 열풍이 시작되자 삼양과 농심, 오뚜기 등 라면 3사는 현지화 전략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도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액은 6210억 원으로 이 중 수출이 77%를 차지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미국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하며 매출 확대를 안정적으로 이뤄내고 있으며, 뉴욕을 중심으로 글로벌 통합 마케팅 '스플래시 불닭(Splash Buldak)'을 진행하며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네덜란드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신규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삼양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현재 삼양의 밀양 2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능력과 함께 전체적인 매출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공장이 가동되면 전체 생산량은 40% 이상 증가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밀양 2공장은 내년 5∼6월 중 완공될 예정이다.
농심은 미국 월마트 내 라면 위치를 '아시안푸드' 코너에서 메인 식품 판매대로 이동시키며 소비자 사로잡기에 혈안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월마트 내 매대를 옮긴 것만으로도 농심의 미국 매출이 오를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농심은 글로벌 성장을 가속하기 위해 새로운 수출 생산기지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농심은 부산 소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수출 전용공장을 2026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2026년 하반기부터 농심의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기존의 부산공장과 합쳐 연간 10억 개로 현재보다 2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수출전용공장의 생산력을 기반으로 2025년 초 유럽 판매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며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갖춘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라 말했다.
오뚜기는 지난 7월 ESG 보고서에서 '글로벌 오뚜기'로 도약하기 위해 2028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게 영문 표기를 'OTTOGI'에서 'OTOKI'로 바꾸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라면 3사가 해외 시장을 선점하려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지원도 뒤따를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라면 수출에 걸림이 되는 요인들을 제거하기 위해 기업들과 해외 홍보를 함께 하고, 각국 위생 조건을 협상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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