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신물질 발견으로 공기 중 대량 탄소 포집 실현될 것인가?
[기사요약]
미국 버클리대 연구진, 대량으로 공기 중에서 탄소 포집할 수 있는 신물질 발견
새로운 다공성 물질(COF), 이산화탄소 분자 효율적으로 결합하는 구조.. 0.22kg으로 20~40kg의 탄소 포집 가능
제조과정 중 고가이거나 특수한 재료 사용되지 않아 생산비용 저렴할 것으로 예상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현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약 50% 높은 데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협약 관련 정부간 협의체에 의하면,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DAC: Direct Air Capture)에 의하지 않고는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1.5℃ 이하로 지구 대기온도 상승을 막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 직접 공기 포집(DAC), 산업혁명 이전보다 50%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 저감 기대
밀도 기준으로는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0ppm 이상으로 굴뚝에서의 완전한 가스 포집 기술을 개발하기 전에는 500~550ppm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농도를 낮추어 300~400ppm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DAC 외에는 방법이 없다.
문제는 이러한 DAC 기술의 비용이 매우 비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산업 공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비용은 1톤 당 약 30~70달러 정도 소요되는 데 반해, 현존하는 DAC 기술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1톤을 회수하는 비용은 200~4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기 중에서 탄소를 포집하고 운송하는 비용을 이산화탄소 톤당 100달러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미국 정부 등의 1차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연방 정부차원에서 최대 20억달러의 재정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 미국 버클리대학교 연구진, 새로운 DAC 물질 발견
DAC의 원리는 활성탄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사람이 실수나 사고로 독성 물질을 섭취했을 경우 병원에서는 환자의 위장 내에서 독성물질을 흡수하기 위해 활성탄을 먹이게 되는데 활성탄은 나무가 10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숯으로 제조되는 과정에서 많은 미세 구멍을 갖게 되며 활성탄 1g이 갖는 표면적은 300에서 600평에 달할 정도로 넓다.
이러한 다공질 구조를 통해 환자의 위장 내 독성물질이 흡착될 뿐만 아니라 활성탄은 위장을 통과해 장에 달라붙어서 모세혈관의 독성물질까지 흡수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미국의 버클리대학교 연구진은 이번에 새로운 DAC 물질을 발견해 그 성과가 10월 23일 세계적인 과학 저널인 네이처지에 실리게 되었다.
기존에 한계가 있던 금속-유기 구조(MOF; metal-organic frameworks)가 아닌 다공성 물질인 공유 유기 구조(COF: covalent organic framework)를 발견한 것이다.
이 연구진은 이미 2년 전에 이산화탄소를 흡착할 수 있는 유망한 물질인 MOF-808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수백 번의 흡착과 탈착을 반복한 이후 MOF가 분해되는 현상이 나타나 실용화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금속 원자에 의해 결합되어 있는 MOF와는 달리 자연에서 가장 강력한 화학 결합구조 중 하나인 COF로서 공유 탄소-탄소 및 탄소-질소 이중 결합에 의해 합쳐지는 구조를 새로이 만들어 낸 것이다.
• 반 파운드(0.22kg) 정도로도 최대 40kg의 탄소 포집이 가능하고 재사용도 용이
25℃ 실온 및 50% 습도 환경에서 이 새로운 물질인 COF-999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할 경우 약 18분 만에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1시간이 경과하면 80%를 포집하게 되며 약 2시간이 경과하면 COF-999는 이산화탄소로 완충될 정도로 효율이 높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는 이산화탄소 분자와 상호작용을 쉽게 하는 아민(amine)을 사용해 흡착 효율을 높인 것이다.
COF-999의 성능은 반 파운드(0.22kg)로도 20kg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으며 만약 습도가 높아지면 포집량이 두 배로 증가해 40kg까지 포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포집된 탄소를 분리하는 것도 매우 간단해서 온도를 60도 정도로만 올리면 COF-999에 흡착된 이산화탄소가 분리되기 시작하는데 연구실 수준에서는 300회까지 흡착 및 분리 실험을 해도 성능에는 변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는 수만 번까지 재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클리대학교는 연구를 주도한 야기 박사(Omar Yaghi)와 공동연구자인 저우(Zihui Zhou)를 공동발명자로 선정해 COF-999의 특허출원과 Atoco라는 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 특수한 고가의 물질 필요치 않아 염가로 대량 생산도 가능할 듯..
무엇보다도 COF-999의 경우 제조과정에서 특수한 물질이 사용되거나 공정비용이 비싸지 않은 범용의 재료 특성 및 공정을 갖고 있어서 싼 비용으로 대량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의 신기원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 물질의 합성 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쪼록 COF-999의 상업화가 조속히 이루어져서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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