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일을 포기한 청년 세대,하루라도 일 하려는 중장년 세대에게 배워야

박진영 기자 입력 : 2024.10.29 18:21 ㅣ 수정 : 2024.10.30 09:01

대학교 졸업생‧ 4학년 재학생 10명 중 6명 ‘소극적 구직자’
20대 고용률 61.1% VS. 4050 중장년 평균 고용률 80%
주된 직장 퇴직 후 경제활동 그만둔 중장년 17.5% 불과
고용 한파 속 일자리 구하는 중장년층의 구직 태도, 시사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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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4학년 재학생 또는 졸업자 10명 중 6명은 의례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거나 구직을 하지 않는 '소극적 구직자'로 드러났다. [사진= 미드저니 / Made by A.I]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대학교를 갓 졸업했거나 졸업 예정인 청년 10명 중 6명은 구직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소극적 구직자’인 반면,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거나 이미 퇴사한 중장년 세대는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확보하면서 높은 고용률을 유지하고 있어 세대 간에 전혀 다른 구직 양상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회장 류진)가 발표한 ‘2024년 대학생 취업인식조 조사’에 따르면 4학년 재학생 또는 졸업자(유예‧예정 포함)의 60.5%는 ‘소극적 구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극적 구직자 비중(60.5%)은 구직활동 실태에 대한 응답 2938명 중 ‘의례적 구직’(30.9%), ‘거의 안 함’(23.8%), ‘쉬고 있음’(5.8%)을 합한 수치이다.

 

고용 절벽에 스스로 취업을 포기하는 소극적 구직 청년수는 점점 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20~34세 청년 미취업자 가운데 1년 이상 장기 미취업의 비중은 54.4%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지난 2020년 51.2%로 절반을 넘겼던 청년 장기미취업 비율이 올해 54.5%까지 증가하며 5년간 3.2%P 늘어난 것이다.

 

청년층이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 등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46.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전공 분야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가 없거나 부족해서’(18.1%), ‘구직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14.0%)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다수의 청년들이 구직 의욕을 잃거나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적극적인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구직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생애 첫 일자리의 허들을 낮추는 정책을 강화하고, 중소기업들과 연계해 일경험과 직무 교육을 동시에 실시하는 직무 역량 강화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업무 경험이나 능력 부족으로 구직을 포기하는 ‘소극적 구직자’의 수가 누적될수록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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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2022∼2024년 9월 고용동향. [그래픽=박진영 기자]

 

■ 비자발적인 퇴사한 중장년 구직자들 ‘재취업 열망’…정년 연장 등 사회 합의 이끌며 일자리 지켜

 

청년층 소극적 구직자가 늘어나는 사회 현상과 반대로 한국의 중장년 세대는 하루라도 더 일하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9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29세 청년의 고용률이 60.9%로 지난해 9월보다 0.2%P 줄어든 반면, 40~49세 중장년층의 고용률은 79.6%로 1년 사이 0.8%P 올랐다. 50~59세 고용률은 77.6%로 0.3%P 감소하는데 그쳤다. 

 

비자발적인 강제 퇴사가 많은 50대의 고용 특성을 고려하면 중장년 세대의 고용률이 대학교 졸업자가 집중된 20대 고용률 보다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벼룩시장이 올해 초 발표한 ‘주된 직장 퇴직 경험’ 설문에 따르면, 중장년 퇴직자의 63.5%는 해고나 정리해고 등 비자발적인 사유로 퇴사했고, 자발적인 정년퇴직은 12.6%에 그쳤다. 

 

또, 퇴직 후 경제활동을 그만둔 중장년은 17.5%에 불과했다. 올해 4월 기준 재취업에 성공한 중장년 근로자는 51.8%, 구직 활동중인 구직자는 30.8%를 차지했다. 

 

중장년 구직자의 66.9%는 생계유지를 위해 재취업을 시도하고 있고, 정년을 앞둔 근로자들은 주된 직장에서 1년이라도 더 근무하기 위해 사회 정책을 제언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공무직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한다는 발표를 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초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최대 64세까지 연장하자는 임단협 공동요구안을 제출했고, 동국제강그룹은 올해 만 62세로 정년을 연장했다. 정부 기관과 대기업,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민‧관 구분 없이 정년 연장이 현실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임금 협상 등 기업과 노동자의 사회적인 합의에 의한 정년 연장이 가속화되면서 중장년의 고용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영계와 노동계는 노동친화적인 유연성의 개념을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며 “내년 1분기까지 계속고용 결론을 맺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장년층이 스스로 노력한 결과 일자리를 지키는 모습에서 청년층 소극적 구직자들이 배울 점이 많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더 일하려고 노력하고, 교육 훈련을 통한 직무 전환 등에도 적극적인 중장년층 세대의 태도에서 일자리의 보람과 삶에 대한 의욕을 찾는 청년층 소극적 구직자들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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