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4] MACRO Diving의 천국, 아닐라오(4) 리조트 앞바다의 낮은 수심에서 발견한 작은 녀석들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4.09.11 11:44 ㅣ 수정 : 2024.09.11 12:04

작은 나무토막에 붙은 ‘난쟁이 쏠베감펭’, 온 몸에 털이 많은 '줄무늬 씬벵이' 등 만나
모래 부스러기로 보이는 ‘양 누디(sheep nudibranch)’는 크기가 3~4 mm 정도에 불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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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쏠베감펭(Dwarf lionfish) / 사진=최환종

 

[필리핀(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이날 두 번째 다이빙은 방카 보트의 엔진 이상으로 리조트 앞바다에서 다이빙을 하게 되었는데, 해변이라고 무시했지만 상당히 많은 작고 귀여운 녀석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게다가 수심이 낮은 곳(평균수심 3.5m, 최대 5.5m)에서 다이빙을 하다보니 무려 65분 동안 바다속에서 돌아 다닐 수 있었고, 그러면서 평소에 못보았던 많은 녀석들을 볼 수 있었는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가 보다. 필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손톱보다 작은 녀석들을 마스터는 손쉽게 찾아낸다.

 

매크로 다이빙을 하면서 새삼 느낀 것은 작은 녀석들의 서식처나 생김새도 알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찰하는 사람의 “눈(目)”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중령때 까지만 해도 원거리, 근거리 가릴 것 없이 시력이 정말 좋았는데 언제부터인지 근거리에 있는 물체를 보려면 돋보기를 껴야 한다. 물속에서 손톱보다 작은 녀석들을 보려면 배율이 큰 돋보기를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그래서 지난 여름에는 수중에서 휴대할 수 있는 돋보기를 준비했다).

 

Harlequin Ghost Pipe fish(우리말로는 유령 실고기)에 이어서 다음으로 만난 녀석은 ‘난쟁이 쏠베감펭(Dwarf lionfish)’. 조개껍질만큼 작은 나무토막 같은 것 옆에 있었는데 이름같이 정말 작은 쏠베감팽이다. 그러나 산호 사이에서 살아가는 덩치 큰 쏠베감펭 같이 화려한 색상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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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씬벵이(striated frogfish 또는 hairy frogfish). / 사진=최환종

 

그 다음에 만난 녀석은 줄무늬 씬벵이(striated frogfish 또는 hairy frogfish). Hairy frogfish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온몸에 털이 많은 녀석이다. 몸 자체가 수풀같이 위장이 잘 되어 있어서 해초와 섞여 있으면 잘 식별할 수 없는 녀석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해초 더미를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마스터가 수풀을 가리키길래 잠시 지켜 보다가 이내 줄무늬 씬벵이가 있는 것을 알았다. 이 녀석의 머리 쪽을 자세히 보면 물고기를 유인하는 촉수같은 것이 뻗어있다.

 

다음에 본 녀석은 ‘줄무늬 복어(Narrow lined puffer)’. 이름대로 몸에 줄무늬가 선명하다. 그리고 잠시 후에 마스터가 바닥에 있는 풀잎 같은 것을 가리킨다. 이번에는 도대체 뭐가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풀잎 위에는 그저 좁쌀만큼 작은 모래 부스러기들이 묻어 있는 것 같은데 뭘 보라는 건지.

 

그래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카메라 줌렌즈를 이용해서 확대해 보니 풀잎 위에 모래 부스러기만큼 작은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모래 부스러기가 물결에 휩쓸리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고는 다시 카메라 렌즈 모드를 현미경 모드로 바꿔서 관찰하니 그 좁쌀만한 것은 생명체였다.

 

이름은 누디의 한 종류인 ‘양 누디(sheep nudibranch)’! 크기가 3~4 mm 정도 될까? 그러니 맨눈으로 볼 때는 모래 부스러기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작은 누디가 있다니...

 

너무나 신기해서 이 녀석이 움직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아래 동영상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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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복어(Narrow lined puffer) / 사진=최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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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누디(sheep nudibranch)’ / 사진=최환종

 

어제는 ‘피카츄 누디’ 때문에 신기해했는데, 오늘은 ‘양 누디(sheep nudibranch)’라.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다.

 

다음으로 본 녀석은 갯민숭달팽이 종류인데 나중에 찾아보니 이름이 조금 복잡하다. 이름은 “첼리도누라 산드라나(Chelidonura sandrana)”.

 

이어서 해초 사이에서 아주 깔끔한 색상의 작고 귀여운 씬벵이를 발견했다. ‘White frogfish(또는 Baby warty frogfish)’. 흰색과 연한 빨간색이 조화가 되어 예쁜 장난감 같은 느낌이 드는 녀석이고, 크기는 어른 손가락 한마디 정도로 작은 녀석이다. 이 녀석의 움직임 역시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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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도누라 산드라나(Chelidonura sandrana 또는 Chelidonura tsurugensis) / 사진=최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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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frogfish (또는 Baby warty frogfish) / 사진=최환종

 

이날은 우연하게도 방카 보트의 엔진 이상으로 리조트 앞바다에서 다이빙을 하게 되었는데, 해변이라고 별것 있겠느냐고 생각했지만 생각외로 상당히 많은 수의 작고 귀여운 녀석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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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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