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8.05 08:17 ㅣ 수정 : 2024.08.05 08:17
변동 큰 빅테크·반도체주 수급 여부 주목 국내외 실적 발표, 지정학적 리스크 주시 코스피 주간 예상밴드 제시, 주요 일정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이번주(5~9일)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제침체 우려 부각과 빅테크의 인공지능(AI) 관련 지출 급증에 따른 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
지난주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휩싸였던 국내 증시가 이번주 단기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할 수 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한 지난 2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하루에만 4%와 10%대 급락했다.
다만 빅테크 기업의 자본 지출이 확대되는 추세고 한국 반도체 수출 추이도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점은, 여전히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IT 하드웨어 업종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 변동성 큰 빅테크·반도체주 수급 여부 주목…경제지표 영향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7월 실업률이 예상치를 웃돌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미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8을 기록했다. 이는 업황 위축과 확장 가늠선인 50을 밑돈 것으로, 전월치(48.5)와 시장 추정치(48.8)마저 하회했다.
이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힘이 빠졌고 빅테크주들은 줄하락했다. 실제 이날 엔비디아 6.67% 하락을 비롯해 AMD(-8.26%)와 TSMC(-4.60%), 퀄컴(-9.37%), ASML(-5.66%), 마이크론(-7.57%), 브로드컴(-8.5%) 등이 줄줄이 밀렸다.
지난 2일에만 코스피도 101.49포인트 급락하며 4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주는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오는 5일 발표되는 7월 비제조업 PMI 등 경제지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점도 지수 하락을 부추긴 만큼 빅테크들의 실적 관련 지표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만약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이 부정적일 경우 연준의 피벗(정책 전환) 실기 인식을 확산시켜 시장 변동성이 추가로 커질 가능성도 점쳤다.
증권가는 미국의 경제침체 우려 부각과 빅테크의 인공지능(AI) 관련 지출 급증에 따른 부담 가중이 코스피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은 높아지지만 주가는 빅테크 기업의 실적·가이던스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며 "향후 기업의 투자 규모나 실적 관련 매크로 지표 등 요인에 크게 반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 국내외 실적 발표는 증시 영향 클 전망...지정학적 리스크도 주목
이번주는 네이버와 삼성화재, HMM, SK텔레콤, 크래프톤 등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투자심리가 약해진 만큼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미국기업 중에서는 이번주 버크셔해서웨이(5일), 캐터필러·우버·글로벌파운드리(6일), 디즈니(7일), 8일 일라이릴리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변동성이 커진 인공지능(AI) 관련 종목 투자자는 오는 6일(현지시각) 슈퍼 마이크로컴퓨터의 실적 발표를 살필 필요가 있다.
전문가는 실적대비 저평가 업종인 정보·기술(IT)과 운송업 등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단기 변동성이 커지고 증시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만큼 '낙폭 과대 저평가'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엔화 강세 시 수혜를 입었던 자동차·화학·반도체 등 한-일 수출 경합도 높은 업종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단기 언더슈팅(과도한 하락) 국면에 재진입한 상황"이라며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이자 지난달 10일 이후 낙폭 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이차전지 등의 트레이딩 기회"라고 분석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켜봐야 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지도자 암살로 이란과의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두 국가 사이 확전이 급격한 유가 상승을 끌어내 향후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당시보다 중동의 군사적 위험이 커졌다"며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지면 시장의 변동성을 더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주 증시는 경기침체 공포에 변동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과도하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시점 리세션 우려는 조금 앞서 나갔거나 조금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7월 중순 이후 이어진 증시 급속 조정에 대해서는 기회 관점으로 접근하되 적절히 분산된 포트폴리오 변동성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2,731.90) 대비 55.71포인트(2.04%) 하락한 2,676.19에 장을 마쳤다. 이 주간 외국인은 546억원을, 기관은 1조1830억원을 각각 순매도 했다. 반면 개인은 1조3855억원을 순매수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장중 2,794.11까지 올랐으나 ‘검은 금요일’을 지나며 2,676.19로 급락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탓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700~2,830선을 제시했다. 이번주 관심 둬야 할 업종으로는 △반도체·장비 △전력설비 △조선 △원전 △방산 등이 지목됐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빅테크 기업의 자본 지출 확대를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빅테크 기업의 AI 수익화 우려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거론됐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미국 7월 ISM 서비스업 △호주 RBA 통화정책회의 △중국 7월 수출입 △중국 7월 소비자물가·독일 7월 소비자물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