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 마친 인터넷은행····올해 '몸집 불리기' 본격화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1.22 08:26 ㅣ 수정 : 2024.01.22 08:26

보험·펀드·외환 등 ‘신사업’ 진출 활발
상품·서비스 차별화 통해 경쟁 승부수
고객·이익 성장에 ‘노 젓기’ 전략 평가
규제 완화 등 시장 흐름도 우호적으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인터넷전문은행 3사.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그동안 비대면·플랫폼 경쟁력으로 쌓은 노하우를 발판 삼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고객·이익 규모가 눈에 띄게 늘어난 데다, 금융당국 정책 등 시장 흐름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양적·질적 성장을 가속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펀드 판매, 외환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동안 예·적금과 대출 등 기본적인 은행 업무에 집중해 왔는데, 연계 사업 진출로 금융 영토를 확장하려는 시도다. 

 

케이뱅크의 경우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보험 가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내 주요 보험사와 제휴해 자동차·암·자녀·펫 등 폭넓은 상품 라인업을 갖춘 게 강점으로 지목된다. 케이뱅크 역시 다양한 추가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다. 

 

인터넷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특히 수익적 측면에선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 부문에 의존하기에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은행권에선 비(非)은행·비이자 경쟁력 제고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인터넷은행들이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선 대형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플랫폼 경쟁력에서 나아가 상품·서비스 차별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송금 수수료 무료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작해 전(全) 은행권에 확산한 파격 정책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일례로 토스뱅크는 외환 서비스에 대해서도 ‘평생 무료’를 내걸었다. 은행별로 상이한 우대 정책이 외환 서비스의 본질적 문제라는 인식에서 도출한 결과다. 수익성 부재와 역마진 우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비즈니스를 키워 이익을 확보해 비이자 이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건 고객 성장에 기인한다.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최근 2300만명을 넘어섰고,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953만명, 토스뱅크는 이달 초 900만명을 각각 기록하며 1000만 고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플랫폼 접근성은 인터넷은행들의 강점으로 지목된다. 모든 금융 서비스를 모바일뱅킹에 총망라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락인(Lock In)’ 효과 창출에서도 유리하다. 각 인터넷은행 가입자들이 앞으로 출시할 다양한 신사업의 잠재 고객군인 셈이다.  

 

이익 증가세가 본궤도에 오른 점도 긍정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954억원, 382억원을 시현했다.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86억원)를 기록했는데, 4분기에도 견조한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한 대외 환경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특히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가 따라붙는 중·저신용 대출 규제의 경우 금융당국의 목표치 하향 조정으로 부담을 덜었다. 고금리 국면 속 연체율 상승과 부실채권(NPL) 증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역시 예전보다는 여유가 생길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특히 케이뱅크는 지난해 초 철회한 기업공개(IPO)를 올해 재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기대되는 증시 회복과 수익성 제고가 맞물리면 제대로 된 몸값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8월 상장했고, 토스뱅크의 경우 모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내년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앞으로 인터넷은행들은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질적·양적 성장으로 금융시장 ‘메기’ 역할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다. 다만 사업 영역 확대 과정에서 포용금융 약화와 경쟁 과열 등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를 비롯한 모든 고객에 혜택을 더 많이 돌려주고 함께 성장한다는 방침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신사업은 전략적으로 이뤄지는 거라 차별성을 갖지 않고서는 급격한 확장이 제한적이다. 고객 선택권과 혜택을 늘리는 방향을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