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100% 비대면 체제 편의성에 금리 매력도까지 더하면서 차주들의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주담대 확대에 따른 여신 증가세도 뚜렷하다.
인뱅들은 앞으로 주담대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영토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신용대출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건전성 우려도 불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뱅크과 카카오뱅크가 지난 3월 중 취급한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각각 연 4.09%와 4.04%로 집계됐다. 토스뱅크의 경우 아직 시장에 주담대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케이·카카오뱅크 주담대 금리는 대형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같은 기준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4.48~5.23%로, 인뱅과 최고금리가 1%포인트(p) 이상 벌어졌다.
이처럼 인뱅들이 주담대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건 100% 비대면 체제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점포 운영에 따른 인건비·관리비 등 고정비가 없다보니 고객에게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출금리 산정에서 준거(기준)금리에 더해 차주 신용도 등에 따라 매기는 가산금리의 경우 5대 시중은행은 1.14~3.83%p를 적용했는데, 케이·카카오뱅크는 0.36~1.83%p로 나타났다. 이는 인뱅들이 시장금리와 더 가까운 금리로 대출을 내줬다는 얘기다.
한 인뱅의 관계자는 “다양한 부분에서 절감한 비용을 고객들께 돌려드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는 대출금리가 내려간 배경”이라며 “인뱅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고객들이 타행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뱅 주담대가 입소문을 타면서 잔액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일례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 1분기 주담대 잔액은 2조4000억원으로 전분기(1조2000억원) 대비 2배 늘었다. 주담대 상품을 출시·판매한 게 지난 2월인 걸 고려하면 고속 성장세다.
주담대 시장은 인뱅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성장 동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약 800조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의 약 76%를 차지한다. 은행 입장에선 체급을 키우기 가장 좋은 분야로 꼽힌다.
인뱅들이 주담대 시장을 공략하는 건 건전성 관리와도 맞닿아있다. 신용대출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고수하기에는 금리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올 1분기 연체율은 0.82%로 5대 시중은행(0.20~0.34%)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출범 취지인 ‘포용 금융’ 이행을 위해 중저신용 대출 공급을 이어가면서도, 담보(주택)가 잡혀 비교적 안전한 대출로 꼽히는 주담대 확대도 병행해 여신 성장세를 유도하겠다는 게 인뱅들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연내 보금자리론 출시를 통해 주담대 시장 커버리지 확대에 나선다고 했고, 케이뱅크도 여신 영역에서 담보 대출 비중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건전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단 구상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주담대는 안정적 담보를 가졌고 대출액도 크기 때문에 은행에 있어서는 놓칠 수 없는 우량한 자산”이라며 “여신 구성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기울면 연체율이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떨어지는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