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시장 변화 분석-(상)] 서울‧매일‧남양, ‘신사업’ 수익성 강화 나서…‘흰우유 소비량 급감’ 위기지만 기회

서민지 기자 입력 : 2024.01.18 11:00 ㅣ 수정 : 2024.01.23 15:52

저출산 여파에 따른 흰우유 시장 위축
오트‧두유‧유당불내증 찾는 소비자 늘어
유업계, 시장 흐름 맞춰 포트폴리오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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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 CI. [사진=각 사, 프리픽 / 그래픽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흰 우유 소비량은 갈수록 줄고 있으나 우유 시장 규모는 확장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계 빅3는 흰우유에서 벗어나 다양한 우유 제품군을 선보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신생아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대기업이 제조한 흰 우유가 전통적으로 소비돼 왔으나 최근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반면 노년층이 단백질 보충을 위해 식물성 대체우유를 섭취하는 비중이 늘었고 유당불내증에 효과적인 우유까지 각광받으며 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넓어졌다. 

 

18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액상 시유 및 낙농제품 제조업의 출하액은 지난 2017년 6조6103억원에서 2021년 7조2005억원까지 증가했다. 

 

시장 부가가치도 동기간 2조3719억원에서 2조9294억원까지 증가해, 우유로 인한 부가가치와 시장 규모는 날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흰우유는 역상장 기조다. 우유 소매점 매출에 따른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마이너스 6.04%를 기록했다. 

 

낙농진흥회 통계에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지난 2021년 32kg에서 2022년 26kg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서울우유·남양유업·매일유업 등 유업계 대기업을 위협하는 스토어브랜드가 우유 시장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스토어브랜드는 소매업자가 직접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참여해 시장에 유통하는 브랜드다. 지난해 2021년 1분기 유업계 스토어브랜드 매출액은 25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422억원까지 약 63.7% 성장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획일적이던 대기업 제조 식품보다 가격이 높더라도 특징있는 스토어브랜드 제품을 소비하길 지향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 사업자가 기존 함유되지 않았던 색다른 건강 효능 영양소를 추가하거나 제조 공법을 달리한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맞춤 소비가 가능해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출산율 하락으로 젊은층과 노년층의 소비 추세가 뚜렷이 변했는데 그 중 하나가 흰우유 감소"라며 "저출산 기조에 더해 최근 소비자들은 단백질 보충·유당불내증 등 자신의 식생활 습관과 건강 질환을 고려해 다양한 제품군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어, 단순 대기업이 제조한 흰우유만 섭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당불내증은 체내 유당(젖당) 분해 효소가 나오지 않아 치즈와 아이스크림, 우유 등 유제품을 소화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속이 더부룩하며 답답하고 설사 증상을 유발한다. 한국낙농육우협회의 2019년 우유소비조사에 따르면, 34.5% 응답자가 우유를 마시면 배가 아프다고 답했다. 응답자 10명 중 3명은 유당불내증 증상을 경험한 적 있다는 의미다.

 

또 시니어 관련 식음료 제품군은 성장세다.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농림수산식품부 추산 지난 2011년 5104억원에서 2021년 2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교수는 "20~30년 전 소비자들은 선택할 수 있는 식품의 폭은 적어, 소화가 되지 않더라도 대기업이 제조하는 통상적인 흰우유를 섭취해 왔다"며 "소화되지 않는 기존의 흰우유를 억지로 먹는 소비자는 사라져 갈 만큼 식품의 가지 수가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유업계 빅3는 흰우유 의존도를 낮추고 식물성 대체유나 유당불내증 질환자들도 섭취 가능한 흰우유를 선보이며 우유 시장 규모를 확장시키고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업계 점유율 43.9%를 보이며 1위를 지키고 있는 서울우유는 우유 시장을 세분화해 고품질 전략 제품을 잇다라 출시 중이다. 유기농과 단백질, 골든저지(저지소 품종 생산 우유) 등 소비자들의 신수요에 대응하며 성장세를 꾀하는 중이다. 이에 아이스크림과 크림 떡 등 우유를 활용한 디저트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여 흰우유 의존도를 빠르게 낮추고 있다. 서울우유는 디저트 중 아이스크림의 경우 2020년 출시한 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900만개를 넘어섰다.

 

남양유업은 식물성 단백질 음료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후발주자다. 최근 50∼60대 중장년층 소비자들이 혈당관리에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도록 저당 단백질 브랜드를 출시한 바 있다. 

 

매일유업의 경우 약 9년 전부터 식물성 대체유를 시장에 안착시킨 리딩기업이다. 지난 2015년 '아몬드브리즈'와 2016년 '매일두유', 지난해 '어메이징 오트' 등 식단관리에 집중한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아몬드와 두유, 귀리를 활용한 제품을 잇다라 선보여 왔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시장 자체가 작아지고 있어,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한 식물성 대체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소기업의 스토어브랜드부터 시장의 흐름을 이끄는 대기업까지 유업계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어, 업계는 우유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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