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또 이마트 제친 쿠팡…'쿠이마롯' 구도 굳어지나

서예림 기자 입력 : 2023.11.14 17:19 ㅣ 수정 : 2023.11.15 10:18

3분기 매출 첫 8조원 넘어...올해 3개 분기 연속 이마트 제쳐
5개 분기 연속 흑자 이어가며 첫 연간 흑자 눈앞
한채양 이마트 대표 “오프라인 3사 상품 통합 등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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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본사.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유통업계 구도가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가 아닌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쿠팡이 이마트를 뛰어넘으며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꿰찼다. 쿠팡은 3개 분기 연속 이마트의 매출을 제친 데다, 처음으로 분기 매출 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분기 매출 8조128억원(61억8355만달러·분기 환율 1310원 기준)을 기록하며 이마트 3분기 매출 7조7096억원을 뛰어 넘었다. 쿠팡의 분기 매출이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유통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영업이익 또한 쿠팡이 이마트를 앞섰다. 쿠팡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146억원(8748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쿠팡은 지난 3분기부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첫 연간 흑자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반면 이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779억원으로 22.6% 감소했다.

 

쿠팡은 로켓배송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유료 회원제 '로켓와우'를 통해 고객 락인(Lock-in, 묶어두기)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실제 쿠팡의 3분기 활성 고객(제품을 분기에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수는 204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2021년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분기보다 빠른 성장률"이라며 "올해 들어 현재까지 고객 수가 230만명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년간의 투자도 돋보인다. 쿠팡은 △2021년 1조4374억원 △지난해 8716억원 등 2조3000억원 가량을 국내 물류센터 증설에 투자했다. 그 결과 국내 인구 70%가 쿠팡 물류센터 반경 10분 거리에 거주하는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구축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반면 이마트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대형마트 성장이 정체됐다. G마켓, SSG닷컴 등 이커머스 사업이 여전히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 점포 리뉴얼 등에 따른 대규모 투자로 인한 손실 폭도 주된 이유다.

 

여기에 더해 3분기 실적은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원가 부담 증가로 신세계건설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 또한 영향을 미쳤다.

 

다만, 3분기 고객 관점에서의 상품 혁신과 점포 리뉴얼이 큰 폭의 객수 신장으로 이어지는 등 본업 경쟁력이 회복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주춤하는 사이 쿠팡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며 국내 유통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유통업계 1위' 타이틀을 두고 쿠팡과 이마트·신세계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4분기에도 쿠팡이 이마트 실적을 이긴다면, 유통업계 순위가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 순으로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그만큼 유통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자리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마트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3사의 기능 통합을 본격화하고 구조적 쇄신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올해 9월 정기 인사에서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대표이사를 모두 물갈이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선임된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오프라인 유통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지난 9일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모든 물적·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쓰겠다"며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3사의 기능 통합을 본격화하고 구조적 쇄신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대만 사업,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점유율 확대에도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쿠팡 활성화 고객은 이제 2000만명을 달성했고,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라며 "로켓배송 등과 로켓그로스를 통한 상품 확대로 고객 수와 지출액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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