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탄산음료 시장의 주력 제품은 한 마디로 제로 제품들이다. 이러한 제로 열풍은 탄산음료는 물론 에너지 음료, 커피와 소주까지 이어져 제로음료의 시장규모가 2016년 900억에서 2022년 3,000억대로 급성장 중이다. 따라서 성장률이 높은 제로 제품의 광고를 늘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청량음료의 대표격인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그리고 칠성사이다, 스프라이트는 물론 탐스, 웰치스 등의 기타 탄산음료 그리고 비타민 음료인 비타 500까지 다양한 음료들이 남녀 빅모델과 아이돌 모델을 캐스팅하여 공격적인 광고를 펼치고 있다.
코카콜라의 경우 요즘 가장 핫한 뉴진스를 모델로 제로 광고를 하고 있다. 어릴 적 놀이에 쓰이던 익숙한 멜로디를 활용 “코카콜라 맛있다, 제로니까 더 좋다”라는 가사의 중독성 강한 송을 뉴진스가 율동과 함께 부른다.
“맛있으면 또 먹어”라면 묘한 권유로 광고가 마무리 된다.
펩시콜라 광고에서는 아이유가 젊은이들로 가득한 카페에서 “내가 원하는 펩시는?”이라는 말과 함께 펩시콜라 제로를 꺼내 마신다.
칠성사이다 광고는 모델 정해인이 “우리 없어도 되는 건 빼고 살자, 청량하게 제로처럼”이라는 멘트와 함께 사이다를 시원하게 마시자 몸이 높이 하늘로 솟았다가 물 속으로 빠진다.
스프라이트 광고에는 박재범이 모델로 나와 더위에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뜨거울수록 쿨하게 스프라이트 제로 마시면서 일하자”라는 메시지를 날린다.
탐스제로 광고에는 인기 걸그룹 여자아이들이 모델로 나와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너도 탐스 해봐”라는 멘트와 함께 노래와 율동으로 발랄함과 상쾌함 그리고 시원함을 선사한다.
더울수록 더 자주 찾는 탄산음료, 그러나 탄산음료를 마시면 마실 때만 시원할 뿐 갈증을 완전히 해소해 주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탄산음료를 마시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탄산으로 인한 목젖과 코를 자극하는 톡 쏘는 맛과 시원하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탄산음료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은 맛을 만드는 일부 성분과 단맛을 내는 설탕 또는 설탕을 대신하는 인공 감미료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물이다. 본질적으로 몸에 좋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많이 마시면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 음료 회사들이 제로 제품을 앞다투어 내놓는 것은 어쩌면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정일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건강을 생각하는 일부의 사람들은 탄산음료 대신 천연 성분이 든 과일주스나 스포츠 이온 음료를, 그것도 불안하면 그냥 생수를 마신다.
그러나 몸에 좋지 않은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탄산 음료를 완전히 끊을 수 없는 일부 혹은 다수의 사람들은 그나마 몸에 덜 나쁜 제로 슈가 제품을 마신다.
이는 마치 담배가 몸에 해로운 것을 알지만 담배를 완전히 끊을 수 없는 애연가들이 저 니코틴/타르 담배나 전자담배 등을 피우며 그나마 몸에 덜 나쁜 담배를 피운다고 위안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제로슈가 음료가 몸에 좋을까? 아니 몸에 덜 해로울까?
최근 “아스파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등의 인공감미료는 물론 스테비아 등의 천연 감미료를 제로슈가 제품의 설탕 대체제로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WHO에서 발표한 지침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
이에 국내 주요 기업에서는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을 위험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아스파탐을 빼거나 대체할 다른 성분을 찾기 위한 노력을 발 빠르게 진행 중이다. 물론 FDA에서는 일정량을 넘지 않으면 무해하다는 다소간 상반된 의견을 발표했지만 말이다.
WHO, FDA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제로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FDA의 말을 믿을, 아니 믿고 싶어 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고 인지부조화로 인한 갈등을 없애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