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LCC업계, 합병에 따른 소비자 편익 훼손 막아야

최현제 기자 입력 : 2025.03.17 17:34 ㅣ 수정 : 2025.03.17 17:34

LCC 합병으로 업체·항공권 가격 경쟁 주춤
노선 재편으로 지방공항 이용 환경 달라져
업계, 지속적 성장 하려면 소비자 편익 극대화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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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항공사 합병으로 항공권 가격이 저렴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현될 지 궁금합니다."(소비자 A씨)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 대규모 합병이 추진돼 항공 시장 지형이 바뀔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CC 업계는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반드시 긍정적인 변화만 생기는 것은 아닐 수 있다.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항공권 가격과 노선 운영 방식에 변화가 있는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CC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항공권’이다. 하지만 합병이 이뤄지면 업체 간 경쟁이 줄어들어 이른바 '특가 항공권'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에는 여러 항공사가 경쟁적으로 특가 운임을 제공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줬지만 합병 이후에는 이러한 경쟁 요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공항이 2008년 합병한 후 업체 간 경쟁이 감소해 미국 국내선 평균 항공권 가격이 10~20% 상승한 사례가 있다. 이는 주요 허브 공항(애틀랜타, 디트로이트 등)에서 노선 독점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물론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항공사가 커질수록 항공기 구매, 정비, 인력 운영 등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항공사가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공항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가권)과 노선 운영에서 유리한 협상을 할 수 있다.

 

또한 항공사 신용도가 높아져 금융 조달 비용이 줄어들면 항공권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잇점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용 절감 효과가 실제로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올 지는 항공사 정책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노선 운영 방식도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합병 후 중복 노선이 정리되면서 일부 노선이 통폐합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공항 이용객 불편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대형항공사(FSC)들이 채산성을 이유로 지방 노선을 줄이는 가운데 LCC까지 노선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지방 거주자의 이동 편의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이는 지방 관광 산업과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항공사가 합병으로 재정적 여유가 생기면 더 많은 국제선과 장거리 노선이 등장할 수도 있다.

 

결국 LCC 합병이 소비자에게 혜택이 될지 불이익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다만 합병에 따른 소비자 편익이 줄어들면 자칫 합병 효과가 상쇄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가 등을 돌리면 업체에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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