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3.05 05:00 ㅣ 수정 : 2025.03.06 06:48
코웨이.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매출 4조원대 '기염' 렌털 사업 인프라 활용해 상조시장 진출 본격화 상조업, 렌털업과 같은 '구독경제' 플랫폼 갖춰 코웨이에게 유리 코웨이, 실버세대 건강과 여가 겨냥한 '라이프 솔루션' 상품으로 승부
코웨이는 2024년 10월 100% 지분을 출자, 10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했다. [사진 = 코웨이라이프솔루션 홈페이지 캡처]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국내 렌털시장 1위 업체 코웨이가 10조원대에 이르는 상조시장 진출에 본격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상조업계가 월 납입금을 받는 렌털 사업과 사업 방향이 거의 같은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사업 플랫폼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수십년간 렌털 사업을 펼쳐온 코웨이는 상조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렌털시장이 최근 '레드오션(출혈경쟁시장)'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매출 4조원 클럽'을 일궈내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코웨이는 핵심 사업인 렌털 서비스 실적이 늘어나고 있고 안마의자·매트리스 브랜드 '비렉스(BEREX)' 등 신규 사업에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코웨이는 다시 한 번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대표적인 실버케어 사업인 상조시장을 정조준 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신규 사업 법인 '코웨이라이프솔루션‘를 설립하고 올해 상반기에 상조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코웨이는 2024년 10월 100% 지분을 출자해 자본금 100억원 규모인 자회사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세웠다. 이를 통해 기존 장례 서비스를 넘어 실버 세대의 생애주기 전반을 케어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차례대로 선보일 방침이다.
이는 초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 흐름을 반영한 사업 모델이기도 하다.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선불식 할부거래' 업체로 등록됐다. 선불식 할부거래 업체 대부분은 상조회사가 차지해 사실상 상조사업에 진출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코웨이는 지난 1월부터 장례 서비스와 가전제품 렌털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내놨다. 결합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렌털료 할인 혜택을 받는다. 코웨이는 이와 같은 시범 판매를 통해 올해 상반기부터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시니어 세대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올라 코웨이는 실버 산업의 미래 성장 가치를 높게 평가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보유한 케어 서비스 전문성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가통계포털 자료 ‘인구로 보는 대한민국’ 발췌 [그래프 = 뉴스투데이]
실제 국내 고령 인구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국가통계포털 자료 ‘인구로 보는 대한민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21년 16.6%에서 △2022년 17.4% △2023년 18.2% △2024년 19.2% △2025년 20.3%로 집계됐다. 고령 인구 비중은 2072년에는 47.7%까지 늘어 인구 절반 가량이 고령 인구가 구성될 전망이다.
이처럼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대표 실버 산업인 상조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회계컨설팅업체 삼정KPMG가 발간한 ‘무덤에서 요람으로, 대전환을 앞둔 상조서비스업’ 보고서에 따르면 상조 서비스 가입자는 2015년 404만명에서 2024년 892만명으로 12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선수금 규모는 3조5200억원에서 9조4500억원으로 168%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를 중심으로 웰 에이징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상조는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상조시장은 지난해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누적 선수금 10조원, 가입자 1000만 시대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 및 렌털 사업 등 각 산업별 주력 기업들이 앞다퉈 상조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이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 시장 성장세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 freepik]
상조 시장은 보람상조, 프리드라이프, 대명스테이션, The-K 예다함 등 기존 전문 기업의 입지가 탄탄한 시장이다.
2011년 교원그룹 ‘교원라이프’를 시작으로 2022년 출범한 대교 자회사 ‘대교뉴이프’, 그리고 코웨이까지 상조산업에 뛰어들어 업계가 점차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규 상조업체가 기존 주력 업체와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된 전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이를 감안한 듯 코웨이는 그동안 쌓아온 렌털 서비스 역량과 상조업 간 시너지를 앞세울 예정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케어 전문성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리미엄 실버타운 및 실버케어 사업을 주력으로 △문화 △여행 △숙박 △결혼 △펫(애완동물) △요양 등 실버 세대의 건강과 여가를 돌보는 여러 가지 라이프 솔루션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는 정수기 등 위생가전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탄탄한 고객층을 보유해 신규 회원 유치에 유리한 점이 있다"며 "이와 함께 상조시장은 라이프케어 서비스 역량이 중요한 점을 감안할 때 코웨이가 유리한 사업적 요소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코웨이는 상조 서비스 출범과 관련해 코웨이 렌탈제품 방문점검을 담당하는 ‘코디·코닥’ 담당자에게 상조 상품 강제 영업은 없다고 강조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상조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경우 관련 상품 판매에 동의한 희망자에 한해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다"라며 "회사는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판매인의 영업 및 소득 증대를 지원하기 때문에 상생을 해치는 요소가 없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