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 실록, 초현실 비상계엄(12)] 두 번째 중독- "5000만 국민이 음주운항하는 비행기에 탑승"
민병두 입력 : 2025.03.02 07:32 ㅣ 수정 : 2025.03.02 19:56
12월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선포를 실록으로 엮어본다. 윤석열은 언제부터 쿠데타를 계획했을까? 윤석열은 무슨 일을 계기로 확신범이 되었을까? 12월3일은 우리나라가 처한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고권력자 1인의 독단으로 나라가 형편없이 흔들렸는가 하면 국회와 시민들의 용기있는 대처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위대한 서사시였다. 12월3일을 전후해서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이 역사적 순간에 무슨 역할을 했는지 초현실적 계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사진=MBCNEWS 캡처]
[뉴스투데이=민병두 회장] 윤석열은 왜 늘 격노하고 격앙되어 있는 걸까? 용산발 ’대통령의 격노‘ 기사가 심심지 않게 나왔다. 용산의 참모들은 마치 왕조시대에 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듯 했다. 대통령이 격노하면 관료 야당 언론이 모두 잠잠해질 것으로 생각했나 보다.
저속노화 전문인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그의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에서 정치 관련 얘기를 단 한번 다루었다. 비상계엄이 발동된 직후이다. 윤석열이 매일 술을 마시면서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의학적으로 분석했다.
“만성 음주로 인한 스트레스 호르몬 시스템의 이상은 몸의 분노 또는 충동과 관련되는 중추를 활성화시켜서 판단력이 떨어지고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지게 한다. 술을 마실 때마다 전두엽을 면도칼로 긁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뇌가 지저분한 상태, 충동 조절이 안 되는 상태, 번뇌가 많은 상태, 화가 많은 상태 또는 도파민 중독에 빠진 상태가 된다. 이 상태가 되면 안타깝게도 내가 생각하는 삶의 지향점이 지저분해 진다.
심지어 여기다가 권력이 붙게 되면 일종의 도파민 중독과 비슷한 뇌의 상태가 된다. 별다른 자극이 아니더라도 나한테 조금만 반하려고 하면 굉장히 격분하고, 대노하게 된다. 독재자들의 모습이다. 이를 다룬 영화로 ’몰락‘(Downfall)이 있다.
그런 상태가 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며, 복잡한 사안을 제대로 이해할 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매일매일 리더가 폭음을 하고 회복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제대로 신체 기능, 인지 기능을 관리하지 않는 꼴이 된다. 이런 리더가 우리나라를 만약에 독재하고 있다라고 하면 우리 5000만 국민은 사실은 음주 운항을 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가 있다.”(유튜브 요약 정리)
윤석열의 집권 1000일은 ’술의 정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시 9수를 하던 시절에는 ’신림동 신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술과 살았다. 본인 입으로 “술 마시고 싶어서 시험을 대충 봤기 때문에 9수를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을 정도였다.
검사 시절에 일주일에 폭탄주 100잔을 텐텐으로 말아들었다고 한다. 2021년 국민의힘 입당 전에 이준석 대표와 치맥회동을 했는데 1시간 30분 동안 500cc 여섯 잔을 비우는 것으로 정치입문을 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경호를 따돌리고 밤늦게 술에 취해 혼자 비틀거리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담도 있다. 2022년 1월에는 지지율이 폭락하자 금주를 선언했다. 얼마 안있어 2월 5일에는 한국기자협회-JTBC(주관사) 토론회에 건강을 이유로 불참했다. 그리고 그날 제주도 유세길에 기자들과 술을 마셨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83차 BIE 회의에서 '2030 EXPO' 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가 있었다. 2023년 11월24일 막판 유치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날, 윤석열은 재벌 총수들에게 수행원을 대동하지 말고 한식당으로 오라고 했다. 분초를 다투는 시간에 밤 8시부터 11시까지 재벌 총수들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술을 돌렸다. 투표 결과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29 대 119라는 큰 격차로 대참패를 당했다. 예산 5744억원을 쓴 허망한 결과였다.
이에앞서 2023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한국의 밤 행사가 끝나자 마자 재벌 총수들을 불러 술을 돌렸다. 이날 밤 술자리에 참석한 한 기업인은 “나름 술을 하는데 버티기 힘들 정도로 술을 마셨다”며 19잔까지 술이 돌았다고 전했다. 윤석열이 구속되자 기업인들은 술고문에서 해방되었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다.
윤석열은 출근길 기자들과의 일문일답(도어 스테핑)을 없앤 다음부터는 훨씬 자유의 몸이 되었다. 퇴근은 칼같이 했다. 출근은 자주 늦어졌다. 술자리가 늦게까지 계속되면서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 졌다. 그래서 위장출근 차량을 정시에 내보내고, 술이 깬 다음에 다시 출근하는 이중출근이 빈번해졌다. 경찰과 경호원의 원성이 밖으로 새어나왔고 시민들은 불편을 겼어야 했다.
그의 주량은 얼마나 될까?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김승우 배우의 ’김승우 win’에 출연(2021년 12월 14일)했다. “술을 정말 잘 마시는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 정우성 이정재와 술을 마셔봤다. 폭탄주가 10잔째 도니 이정재가 멈췄다. 26라운드를 도니 정우성이 러브샷을 한 뒤 약속이 있다며 갔다. 정우성보다 잘 마시는 사람이 윤석열이다” 윤석열 만큼 술을 잘 마시는 윤상현은 한남동을 지키는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윤석열이 22대 총선에서 대패한 후 삼청동 안가에서 술을 즐겼다고 보도(2025년 1월 7일)했다. 한 전직장관의 발언을 인용했는데 술자리에서는 야당 인사들 뿐만 아니라 여당 인사들을 맹비난했다고 한다. 윤석열의 술자리는 종종 새벽까지 이어졌는데 반폭을 하지않고 텐텐으로 20잔 정도를 마셨다고 한다. 대통령 전용 시설을 경비하는 담당자들로부터 장시간 근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까지 나왔다고 아사히 신문은 보도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들리는 말로는 거의 매일 밤, 새벽까지 마셨다더라. 그러니까 판단력이 흐려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술을 그렇게 마시고 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윤석열은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5분 경 국무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2시간 40분이 지난 4일 새벽 1시 3분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윤석열은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 옆에 있는 결심지원실에서 김용현 국방장관을 혼내고 새벽 1시 반-2시 사이에 나왔다. 그때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군사경찰이 윤석열을 봤는데 술 냄새가 났다고 하더라고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CBS 유튜브 ‘질문하는 기자’에 나와서 밝힌 바 있다.
보수논객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윤석열 정신 상태에 대한 감정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엉망이고 무질서하다. 대통령의 지력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지도 궁금하다. 망상 상태에 이미 충분히 젖어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고 SNS를 통해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