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2.25 02:02 ㅣ 수정 : 2025.02.25 02:02
향후 5년간 매년 8%씩 국방예산 삭감 계획 수립하라는 미 국방부장관 지시에 국방부 관련 수주 많았던 팔란티어 직격탄 맞아, CEO 대규모 자사주 매각 계획도 주가하락에 부채질
팔란티어가 제공하는 정보화면.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의 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90달러선을 위협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팔란티어는 개장초 전장보다 8% 이상 떨어지며 92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팔란티어는 올들어 60달러에서 120달러까지 오르며 2배 이상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최고가 대비 25% 이상 하락했다. 특히 19일에는 10% 이상 하락해 지난해 5월 7일 이후 최대 일간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급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미국 국방 예산 삭감 계획이다.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장관은 펜타곤 고위 당국자들에게 향후 5년간 매년 8%씩 국방 예산을 삭감하는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란티어는 오랫동안 미 국방부 및 정보기관에 소프트웨어 및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요 고객으로 삼아왔기에, 국방 예산 감소가 회사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상승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또한, 팔란티어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스 카프의 대규모 자사주 매각 소식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팔란티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카프 CEO는 향후 6개월 동안 최대 1000만 주의 자사주를 매각할 수 있는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는 시장에서 내부자의 주가 고점 인식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팔란티어의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UBS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브렌트 틸은 "국방 예산 삭감이 팔란티어의 단기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민간 부문의 AI 기반 데이터 분석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JP모건의 기술 주식 애널리스트인 더글러스 안무스는 "팔란티어의 핵심 고객층이 정부 및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국방 예산 감소는 예상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특히 AI 관련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팔란티어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AI 산업 내 경쟁 심화도 팔란티어의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340%가량 폭등했으며,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에 편입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국방예산 삭감에 맞춰 팔란티어는 국방 및 정부 부문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 기업 고객층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기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통해 제조, 금융,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키스 와이스는 "팔란티어가 민간 부문 확장 전략을 지속할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는 유지될 수 있다"며 "다만, 단기적으로는 국방 예산 삭감과 CEO의 자사주 매각 이슈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팔란티어의 최근 주가 급락은 국방 예산 삭감 계획과 CEO의 자사주 매각 소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팔란티어의 민간 부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팔란티어가 얼마나 빠르게 민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기존의 정부 부문 매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지가 주가 반등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