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2.04 02:11 ㅣ 수정 : 2025.02.04 08:37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으로 촉발된 글로벌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로 국제금융시장 패닉에 빠진 가운데 멕시코에 대한 추가관세 시행 하루 앞두고 한 달간 유예 발표로 그나마 공포심리 감소
제너럴 모터스(GM)의 멕시코 공장.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시작과 함께 단행한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수입품에 대해 10~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본격적인 관세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관세 부과로 인해 이들 국가의 제품을 수입하는 미국 내 소비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전자제품과 가구, 자동차 부품 등 필수 소비재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세전쟁은 미국 차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제너럴 모터스(GM)를 비롯해 테슬라 등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주요 부품을 조달하고 있어, 관세 인상으로 인해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공급망이 불안정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테슬라와 GM 같은 기업들은 가격 인상 또는 생산지 이전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농업 부문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과거 중국은 미국이 관세폭탄 카드를 꺼낼 때마다 보복관세로, 미국 농산물, 특히 대두와 돼지고기에 대한 수입관세 인상으로 여기에 맞섰다. 미국 정부는 농민 지원을 위한 보조금 지급 등으로 농민들의 불만을 달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장기적으론 농업 부문 피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관세전쟁을 본격화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월스트리저널과 뉴욕타임스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협상의 수단이 아닌, 관세 부과 자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는 세계경제는 물론, 미국경제에도 매우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도 안 좋은 영향을 가져올 수 밖에 없는 관세전쟁을 무조건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세 시행을 불과 하루 앞두고 이를 한 달간 미루겠다는 유예조치를 발표했다. 멕시코 정부가 이민자 단속 강화를 약속했다는 게 유예조치에 대한 이유인데, 이는 그의 관세 정책이 단순한 보호무역주의가 아닌 강력한 협상 전략으로 활용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글로벌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 불가능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셰 부과에서 나타났듯 적과 우방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관세폭탄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최대 우방인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조만간 관세폭탄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대해서도 관세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발 관세폭탄에 패닉셀 양상을 나타냈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멕시코에 대한 추가관세 유예조치에 힘입어 공포감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후 1시간 후에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증시는 개장초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관세 부과 한 달 유예'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엔비디아는 개장초 5% 이상 하락했으나 낙폭이 줄어들며 전장대비 3%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테슬라 역시 개장초 7% 이상 빠졌으나 낙폭이 5% 선으로 줄어들었다.
부품·조립·공급망 등의 멕시코 의존도가 높은 GM과 스텔란티스 주가는 각각 5% 이상 급락했다가 낙폭이 GM 1%대, 스텔란티스 3%대로 완만해졌다. 포드 주가는 1% 미만 하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