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트럼프 인하 압박에도 연준 금리 동결 가능성 99%, 한국시간 30일 새벽 발표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1.27 01:52 ㅣ 수정 : 2025.01.27 01:5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방준비제도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앞두고 금리인하 강하게 촉구했지만,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관세정책과 재정확대 정책으로 인한 물가 불안 우려 커지면서 연준이 금리 동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금리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오는 28~29일(현지시간)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올해 첫 금리정책을 결정한다. 현지 동부시간으로 29일 수요일 오후 2시에 발표되며, 한국시간으론 30일 목요일 오전 4시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관심의 초점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두 번째 임기 개시와 맞물려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과연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에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줄곧 연준이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연준이 과연 여기에 동조할 것인지에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하다가 물가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완화적인 금리정책을 선택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3차례(9월·11월·12월)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최고 연5.5%에 달했던 기준금리를 4.25~4.5%로 내린 바 있다.
지난해 12월 금리인하 당시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서 올해중 금리를 0.25%P씩 두 차례 더 인하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금리인하보다는 금리동결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두 번은커녕 아예 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 안젤로 쿠르카파스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지속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며 이번 회의에서 완화 사이클의 중단이 발표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모건 스탠리 역시 빨라야 3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인하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1월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9.5%로 보고 있다. 금리인하 예상은 불과 0.5%에 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즉시 인하해야 한다”며 연준에 강한 압박을 가했다. 또한, OPEC과 협력해 유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금리 인하와 더불어 글로벌 경제 환경을 유리하게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자신의 말을 따를 것으로 본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직접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을 지지하는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준 위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실제 채권시장과 금리 선물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비교적 차분한 움직임을 나타낸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대선전부터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수차례 표명한 바 있으며 자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 요구 가능성과 관련, “법적으로 그럴 수 없으며, 자리에서 물러나지도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관세와 재정정책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으로 물가가 상승할 경우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이라는 매파적 정책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이번주 뉴욕증시는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연준 금리결정과 맞물려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특히, 애플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 7’ 기업 중 4곳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이들의 실적 여부에 따라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렌메드의 마이클 레이놀즈 부사장은 “실적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기업들이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밸류에이션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