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1.17 01:54 ㅣ 수정 : 2025.01.17 01:54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저격이후 변동성 커진 아이온큐, 리게티 등 양자컴퓨팅 관련주들, 급락과 급등 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숨고르기 양상 보여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으로 촉발된 양자컴퓨팅의 실용화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관련주들을 혼란에 몰아넣고 있다. 젠슨 황 지적이후 급락했던 주식들이 재차 급등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다시 조정양상으로 돌아선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아이온큐, 리게티, 퀀텀컴퓨팅 등 양자컴퓨팅 관련주들은 개장초 전일의 상승세를 이어가는가 싶더니,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4일, '퀀텀 레디(Quantum Ready)'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양자컴퓨팅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했다. MS의 기술 부문 대표인 미트라 아지지라드는 "양자컴퓨터가 의미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MS는 향후 1년 안에 양자 연구개발을 가속화할 예정이며, 향후 상용화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는 양자컴퓨팅의 대중화를 목표로 한 중대한 발표로 해석된다.
이 발표 이후 관련 주식들은 즉각 급등세를 나타냈다. MS 주가는 2.5% 상승하며 426달러 선을 기록했으며, 리게티, 아이온큐, D-웨이브 퀀컴 등 양자컴퓨팅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16일 뉴욕증시에서는 리게티, 아이온큐 등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젠슨 황이 촉발한 양자컴퓨팅의 상용화를 둘러싼 우려가 쉽게 가시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양자컴퓨팅은 기존의 고전적인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이는 양자 중첩과 얽힘 같은 물리적 특성을 활용하여 계산을 수행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양자컴퓨터는 특정 문제를 고전적인 컴퓨터보다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복잡한 화학 반응의 예측, 최적화 문제, 보안 분야에서 양자컴퓨터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는 기술적으로 큰 장벽에 봉착해 있다. 양자컴퓨터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양자 상태의 유지와 오류 수정이다. 양자 상태는 외부 환경에 민감해 쉽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기술적 도전 과제다. 또한, 현재 상용화된 양자컴퓨터는 제한된 문제에만 적용할 수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상용화를 위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젠슨 황이 지적한 것도 양자컴퓨팅이 갖고 있는 이런 한계점이다. 젠슨 황은 최근 월가 분석가들과의 간담회에서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는 최소 15년, 최대 30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해 시장의 기대감을 일축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역시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양자컴퓨터가 유용한 패러다임이 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며, 업계 전반에 걸친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리게티 컴퓨팅 CEO인 서보드 쿨카르니 또한 양자컴퓨팅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고 있다. 그는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과장된 기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실질적인 매출 성장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양자컴퓨팅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긍정적인 전망은 실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양자컴퓨팅의 상용화에는 여전히 많은 기술적, 상업적 도전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와 같은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양자컴퓨팅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모습은 이 기술의 미래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준다. 또한, 구글의 알파벳이 양자컴퓨팅 칩 '윌로우(Willow)'를 선보이며 급등한 바와 같이, 양자컴퓨팅 관련 기술이 실제로 상용화될 경우, 이는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확실히 혁신적인 가능성을 지닌 분야이다. 그러나 상용화까지는 기술적인 도전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시장의 과도한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양자컴퓨팅 주식들은 계속해서 널뛰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