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완장 찬 머스크 역효과? 유럽서 테슬라 점유율 뚝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2.05 01:31 ㅣ 수정 : 2025.02.05 01:31

작년 유럽 28개국에서 판매된 테슬라 모델Y 20만 9200여대로 전년대비 17% 이상 하락하며 4위에 그쳐, 다른 전기차 시장이 같은 기간 1.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테슬라 하락폭 매우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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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향한 유럽인들의 반감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테슬라의 대표 모델Y가 유럽 시장에서 2023년 1위에서 지난해 4위로 추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2024년 유럽 28개국에서 테슬라 모델Y의 판매량은 20만9214대로 4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7% 감소한 수치로, 같은 기간 전체 순수 전기차 시장이 1.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훨씬 크다.

 

반면, 유럽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르노그룹 산하 다치아의 저가 모델 ‘산데로’로, 이는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특히 테슬라의 점유율 감소는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두드러진 것이 이채롭다. 스웨덴에서는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2%에서 올해 1월 2.1%로 절반가량 줄었으며, 노르웨이에서도 같은 기간 21.7%에서 7.4%로 급감했다. 독일에서도 테슬라의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는 등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테슬라의 하락세가 CEO 일론 머스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정부에서 중책을 맡음과 동시에 정치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유럽 내 극우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스웨덴 여론조사업체 노부스의 조사에 따르면,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트럼프 취임 이전 19%에서 현재는 11%로 낮아졌다. 이는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과 행보가 유럽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기차 시장에서 친환경적이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강조해온 테슬라가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층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머스크는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및 제조업 자문위원회 공식 위원으로 활동했으나, 2017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발표하자 이에 반발해 두 위원회에서 탈퇴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미국 대선 과정에서 머스크는 트럼프를 향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정부 출범과 함께 정부효율부 수장에 올랐다.

 

머스크의 정치적 광폭 행보는 트럼프의 대 유럽 관세전쟁과 맞물려 유럽 전역에서 반감을 사고 있다. 이는 중고차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일 중고차 플랫폼 아우토스카우트24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 모델3의 중고 가격은 19%, 모델Y는 17% 하락했다. 전체 중고 전기차 가격 하락률이 4%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의 가격 하락은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크다. 이는 소비자들이 테슬라를 외면하고 있으며, 신차 판매가 부진해 중고차 시장에서의 가치도 동반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격화로 인해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시킹 알파는 테슬라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기업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테슬라의 핵심 시장 중 하나이며, 테슬라의 상당수 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부품 역시 중국에서 조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세 부담이 증가하면 테슬라는 이익률 하락을 감내하거나 차량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경우 판매량이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월가에서는 과거 테슬라가 혁신적인 전기차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으나, 최근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브랜드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소비자들은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가 아닌, 머스크의 정치적 성향과 연결된 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는 실제 구매 결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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