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지난해 대박 낸 항공업계, 올해는 ‘불확실성’과 싸운다

최현제 기자 입력 : 2025.02.16 07:00 ㅣ 수정 : 2025.02.17 00:39

국제선 폭발적 증가, 국내선은 주춤
고환율·안전사고, 업계 불확실성 가중
환경친화 기조에 친환경 SAF 도입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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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국내 항공업계는 지난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국제선 여객과 화물 수요가 급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을 비롯한 주요 항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매출 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2025년은 그리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마저 큰 폭으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최근 빈번한 항공기 안전사고와 친환경 규제 강화 등 여러 변수가 등장해 항공업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

 

국제 노선 중심의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만 비용 부담과 안전 이슈로 항공업계가 직면한 도전은 만만치 않다. 

 

■ 항공업계, 지난해 여객·화물 수요 폭발에 역대급 실적 거머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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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업계 연간 운항·여객·화물 실적 변화 (2023-2024) [표 =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업계는 해외여행 수요 급증과 화물 운송 증가에 따른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2월까지 항공업계 총 운항 편수는 70만 5869편으로 2023년과 비교해 17.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국제선 운항이 2023년 대비 26.2% 증가한 51만 9085편에 육박해 해외 항공 수요가 급증했음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국내선 운항은 18만 6784편으로 2.2% 줄어드는 등 소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여객 수송 부문에서도 국제선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24년 총 여객 수송량은 1억 2005만 8371명으로 2023년과 비교해 19.5%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제선 여객이 8892만 6621명으로 30.2% 늘어나 눈길을 모았다.

 

이에 비해 지난해 국내선 여객 수송량은 3113만1750명으로 2023년 대비 3.3% 감소하는 등 소폭 하락했다.

 

화물 수송 부문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2024년 총 화물 수송량은 439만 5306톤으로 2023년과 비교해 11.2% 증가했다.

 

특히 국제선 화물 운송량이 419만 1505톤으로 12% 늘어나 글로벌 물류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선 화물은 20만 3801톤으로 2023년 대비 4.1% 감소해 내수 물류 시장 성장세는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16조1166억 원의 매출과 1조 944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LCC(저비용항공사) 진에어 역시 1조 4613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9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른 LCC도 강세를 보였다. 에어부산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1조 원대 매출을 일궈냈으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2023년 대비 매출 상승세를 유지했다.

 

■ 환율·안전사고·친환경 규제…2025년 '변수'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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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각사 제공]

 

하지만 지난해 실적 호조가 올해에도 이어질 지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올해 항공업계 수익성을 위협하는 변수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의 최대 변수는 △고(高)환율 △이어지는 항공기 안전사고 △친환경 연료 규제 강화다.

 

원·달러 환율이 14일 기준으로 1441원을 기록하는 등 고환율 기조를 이어가면 항공업계 고정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항공사는 유류비, 비행기 리스비, 영공 통과료 등 필수 비용을 모두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율 급등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환율 급등에 맞서 파생상품 등을 활용해 환율 변동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원·달러 환율 상승이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항공기 안전도 올해 항공업계가 직면한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다.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에어부산 화재 사고로 항공기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사고에도 항공사 예약률이 단기적으로 큰 변화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안전을 고려한 항공사 선택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가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대형 항공사를 선호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소비자 선호도는 LCC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항공기 안전사고가 빈번해 질수록 LCC는 물론 대형 항공사에도 타격을 주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에 따라 국제 항공업계에서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환경친화적 항공유 사용도 결국 항공업계에 부담을 준다. 

 

SAF는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일 수 있지만 가격이 2~3배 더 비싸다. 비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운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는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SAF 가격이 일반 항공유보다 비싸지만 현재 혼합 비율은 1~2%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며 "그러나 향후 SAF 비율을 늘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항공사로서는 재정적 압박이 될 수밖에없다"고 설명했다.

 

대형 항공사보다 재정적 여유가 없는 LCC로서는 SAF 도입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LCC는 대형 항공사에 비해 환율과 유류비 부담이 크다"며 "고환율에 SAF 등 친환경 연료 의무화까지 이어지면 LCC는 출혈 경쟁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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