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을 위하여(225)] SK온, ‘3사 합병’과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담긴 장기적 성장 전략을 탐구하라
이가민 기자 입력 : 2025.02.11 06:14 ㅣ 수정 : 2025.02.11 06:14
SK온 취준생, ‘글로벌 배터리&트레이딩 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3사 합병’ 구조를 파악해야
‘고용절벽’ 시대의 효율적인 취업전략은 무엇일까요. 주요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직무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합니다. 지원 기업이 공략하는 시장, 신제품 그리고 성장전략 등을 탐구하라는 주문입니다. 이런 노력을 쏟은 사람이 ‘준비된 인재’라는 설명입니다. 뉴스투데이가 이런 노력을 돕기 위해 취준생들의 스터디용 분석기사인 ‘취준생을 위하여’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SK온 유정준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 [사진=SK온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이가민]
[뉴스투데이=이가민 기자] SK온(대표이사 유정준, 이석희)은 1982년 에너지축적 배터리시스템 개발을 선언하고, 1985년 유공기술지원 연구소를 설립하며 시작되었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기술적 트렌드 변화에 맞춰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왔다. 나아가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래 에너지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온 유정준(63) 대표이사 부회장은 LG건설 이사대우, SK경영지원부문장 상무, SK 중국투자유한공사 대표이사, SKI 대표, SK에너지 R&C 사장, SK그룹 G&G추진단 사장 등을 맡았다. 이후 제6대 한국집단에너지협회 회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에너지 화학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했다. 2024년 SK온 부회장으로 선임되었으며, SK온 부회장과 SK미주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SK온 이석희(60)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전자, 미국 인텔 등에서 근무했으며,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부교수로도 활약했다. 이후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DRAM개발사업부문 부문장, 사업총괄 COO, 대표이사 CEO 등을 거쳤다. 2023년 SK온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어 SK온을 이끌고 있다.
SK온은 2024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5987억원, 영업손실 35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1.3%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의 규모는 3408억원 증가했다. SK온은 2024년 3분기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달성에 성공했으나,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4분기 적자 전환되었다.
SK온은 ‘따로 또 같이’ 시너지 창출로 미래 성장 가치 향상을 위해 변화하고 있다. SK온은 지난 1일 3사 합병을 마무리 짓고 성장성과 안정성을 고루 갖춘 ‘글로벌 배터리&트레이딩 회사’로 본격 도약한다고 밝혔다. 이날 SK엔텀과의 합병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지난 해 7월 발표한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3사간 합병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앞서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지난 11월 합병했다. 3사 합병 법인의 이름은 SK온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새 사명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을 사용하며 SK온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 중이다. SK엔텀은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의 터미널 사업부로 사업을 수행한다. SK엔텀은 국내 최대 사업용 탱크 터미널로서 유류화물 저장 및 입·출하 관리 전문 회사다.
3사 합병을 통해 SK온은 원소재 조달 역량,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배터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키우고자 한다. 트레이딩 사업은 비즈니스 영역 확장 및 스토리지 자산 활용을 통한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 SK온은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이 지닌 트레이딩 역량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소재 조달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의 트레이딩 노하우를 통해 SK온은 원소재 구매 비용 절감은 물론 가격 변동성, 거래 리스크 등 시장 위험 요소 대응에서 합병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이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파트너사들이 배터리 원소재 사업 분야 진출을 추진 중인 점도 긍정적이다.
또한 합병을 통해 SK온의 재무 구조도 개선될 전망이다. 합병 전 13조원, 33조원이었던 SK온의 매출과 자산 규모(2023년말 기준)는 합병 후 각각 62조원, 40조원으로 커진다. SK온은 개선된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제조 경쟁력·연구개발 역량 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 박차를 가해 차별적 경쟁우위를 갖춰 간다는 계획이다.
SK온은 각 사업의 특성을 감안해 합병 후 CIC 형태의 독립적 운영 체계를 유지하지만 ‘따로 또 같이’ 시너지를 창출하며 미래 성장 가치를 키우고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를 함께 이겨내는 방향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 밝혔다. SK온은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자 한다.
SK온은 지난 2021년 출범 후 10개 분기 적자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캐즘(Chasm)에 따른 업황 부진에 빠져 있었다. SK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유 부회장이 투입돼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2차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SK온 취업준비생은 이처럼 '3사 합병'이 갖는 재무구조 개선 및 안정적인 성장 기반 확보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발전 방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 취준생 전략2=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구현할 미래 성장 동력을 분석하라
SK온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람과 연구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도전적인 기술 탐색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제조 공정 및 소재 혁신을 이끌고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우선 국내 유수 대학·기관과 함께 진행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과제의 결과물이 논문으로 작성되어 최근 국제 학술지에 연이어 게재되었다고 SK온은 지난 1월 밝혔다. 일부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국내외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SK온이 한국세라믹기술원 김진호 박사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는 초고속 광(光)소결 기술을 적용한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 고도화가 핵심이다. 인쇄 회로 기판 공정에 주로 활용되는 광소결 기술을 배터리 제조에 접목시킨 획기적인 연구라는 평이다. 광소결(Photonic sintering)은 강한 빛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가해 분말 입자의 결합을 촉진시켜 강도, 내구성 등이 향상된 고체 덩어리를 만드는 공정을 뜻한다.
해당 연구를 다룬 논문은 에너지·화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 저자 9명 중 6명이 SK온 구성원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로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고체 전해질 종류는 크게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로 나뉜다.
산화물계 전해질 소재는 리튬이온 이동 경로 및 기계적 강도 증가를 위해 일반적으로 1000도 이상의 고온 및 10시간 이상의 열처리 공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제조 원가 부담과 더불어 소재의 재료가 파괴될 때 변형 없이 갑자기 부서지는 현상인 취성 파괴와 같은 취약점이 대두되며 대(大)면적화가 과제로 여겨졌다.
SK온은 빠른 속도와 저온 열처리가 특징인 광소결 기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조사된 빛 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유색 무기 안료를 발견해 산화물 전해질 소재에 적용시켰다. 이와 함께 선택적으로 수 초안에 열처리를 가능케하는 초고속 광소결 기술을 활용, 최적의 균일성을 갖는 다공성 구조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또한 초고속 광소결 기술로 제조된 산화물 내부에 고분자 전해질을 포함하는 고분자-산화물 복합전해질을 성공적으로 구현하였다. 실험 결과 이 전해질이 적용된 배터리는 우수한 수명 특성을 나타냈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두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각각 2027년, 2029년에는 상용화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SK온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서울대학교 이규태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SK온은 망간리치(LMRO) 양극재의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적용 가능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이차전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며, 전기차(EV)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 시장을 주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여 화재 및 폭발 위험을 크게 감소시켜 획기적인 '안전성 향상' 이뤄내게 된다. 동일한 부피와 무게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주행 거리 연장 효과도 기대된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에서 삼성SDI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SK온 취업준비생은 SK온에 역점을 두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노력이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갖는 다각적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