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우려에 유가 변동…지정학 리스크 경계해야"<대신證>
이스라엘-이란 충돌 가능성에 상방 변동성 유의 필요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대신증권은 6일 유가 시장이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했으나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84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수요 우려 탓에 75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시장은 미국의 경기 침체와 엔 차입거래(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유가 역시 이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이 지속되면 다음 저지선인 65달러선까지 후퇴가 고민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스라엘-이란 전쟁 가능성에 따른 상방 변동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달 3일 이란 혁명수비대는 수도 테헤란에서 발생한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 측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최 연구원은 "요르단이 중재에 나섰으나 이란은 피의 대가가 필요하다는 답변만 내놨다"며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해석했다.
이번 상황은 당사국의 태도 면에서 4월 13일 발생한 이란의 대이스라엘 공격(진실의 약속 장적)과 차이가 있다. 당시 이란은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피습 후 2주가 지난 시점에 공격에 나서 즉각적인 보복이 부재했으며, 공격 내용 또한 미국 또는 이스라엘 측에 우회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친미 성향 국가에 사전 제공했다. 이스라엘 역시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 인근에 국한해 공격했다.
반면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 북부인 레바논과 시리아로 군사물자가 즉각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 연구원은 "특히 주목할 부분은 주변국의 반응"이라며 "이번 사태가 유독 고민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이달 3일 레바논 내 자국민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미국과 영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철수 명령을 내린 지 1개월 만에 발발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충돌의 파급 효과는 예측이 불가능한 정치 영역"이라며 "과거 사건을 토대로 시나리오별 접근만이 유일한 대응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석유 시장에 가장 영향력이 적은 '간헐적 충돌' 시나리오를 유지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처벌은 필요하지만 역내 긴장은 원치 않는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2006년 레바논 전쟁과 유사한 대리전까지는 검토될 수 있으나 전면전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유가는 수요(미 경기 침체)와 공급(걸프전 재현)에 대한 우려가 극단에 치닫는 상황에서 높은 상하방 변동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3/4분기 에너지 섹터에 대한 기존 적극적 비중 확대에서 일부 비중 축소(톤-다운)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절성(허리케인)과 라니냐를 고려해 연말까지 점진적 상승이라는 기존 전망은 동일하나 높은 변동성을 유의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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