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결국 기업회생 신청..."사재 내놓겠다"던 큐텐 구영배 대표 '진정성 의심'

남지유 기자 입력 : 2024.07.30 09:11 ㅣ 수정 : 2024.08.07 17:43

구 대표, 사재출연 약속 직후 기업회생 신청...'부득이한 조치' 해명
정부, 최소 5600억 유동성 투입...판매자들, 적극적 구제안 마련 촉구
참여연대 "보상 프로그램 실효성 의문...지연이자는 당연히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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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모회사인 큐텐과 정부가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혼란은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큐텐 구영배 대표가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사재를 내놓겠다고 표명했으나, 같은 날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진정성이 의심되는 행보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최소 5600억원의 유동성을 즉시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판매자들은 이같은 유동성 공급이 미봉책이라고 지적하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 큐텐 구영배 대표, 사재 출연 약속...판매자 보상 프로그램 반응 ‘냉랭’

 

구 대표는 지난 29일 오전 티메프 사태에 책임을 지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큐텐 지분 등 사재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대표가 제시한 수습 방안은 △구 대표 본인이 보유한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 △피해회복용 자금 지원을 위한 긴급 유동성 확보 △큐텐 해외 자금 유입 △큐텐 자산과 지분의 처분 △담보를 통한 신규 자금 유입 등이다. 

 

구 대표는 판매자 보상 프로그램도 언급했다. 그는 “파트너사에 대한 지연이자 지급과 판매수수료 감면 등의 셀러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파트너사 및 금융권 등 관계 기관과의 소통 및 협조 요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상 대책안에 대한 판매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지연이자는 당연히 지급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상프로그램으로 볼 수 없다”며 “판매자들 중 두세달 이상 대출이자가 밀린 사람도 많다. 이에 사재 출연을 하든, 자산을 매각하든 정산대금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판매자들은 티몬, 위메프가 현재 연락 자체가 안 되는 등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 정부, 최소 5600억 유동성 투입 ‘긴급경영자금’ 발표...판매자들 “빚으로 빚 갚는 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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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티몬 위메프 사태 피해 입점업체 피해사례 발표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장(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회장)이 피해사례를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29일 오전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고 티몬·위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최소 5600억원의 유동성을 즉시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소기업·소상공인들이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 2000억원과 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의 협약프로그램 3000억원의 유동성을 각각 지원하기로 했다. 또 여행사 이차보전(이자차액 보상)에도 6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판매자들은 지금까지의 티메프 사태 피해 보상이 소비자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판매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촉구했다.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장은 이날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비자 피해의 경우 현장 환불과 PG사들의 결제취소 조치로 일부라도 피해를 구제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으나, 입점업체들의 피해는 그 현황도 파악되지 않고 구제 여부도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방 회장은 적극적인 구제안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오늘 오전에 5천 6백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안 그래도 빚더미에 않은 중소상인들에게 다시 빚으로 생명연장을 하라는 얘기 밖에 되지 않는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티메프, 결국 기업회생 신청...“피해 최소화 위한 부득이한 조치” 해명

 

티몬과 위메프는 29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구 대표가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약속한 지 반나절 만이다. 

 

양사가 기업회생 절차에서 채무 일부를 탕감받게 될 경우, 정산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회생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 더 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기업회생 신청이 피해 최소화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양사는 회생 절차가 채무자 법인이 청산될 경우 제대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게 될 다수 채권자의 피해를 막고자 마련된 제도로, 채무자에게 사업을 계속 운영할 기회를 부여하는 대신 궁극적으로는 장기간이 소요되더라도 최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법원이 회생제도 내에서 운영 중인 신(新)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프로그램)을 신청해 바로 강제 회생절차를 개시하는 기존 방식보다 적극적으로 구조조정 펀드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한지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9일 기준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미정산 금액을 약 21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5월까지 정산되지 않은 금액으로, 미정산 규모가 최대 1조원 넘게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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