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전 시장 점검 (5)] 체코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결국 수익성이 관건 ① - 원전, 지정학과 국가가 주도
[기사요약]
원전 관련 금융, 경제성이 아닌 지정학이 주도
태양광 등 여타 에너지원과의 비용 경쟁 압력 하에 국가 지원 불가피
중국·러시아와의 경쟁 하에 미국 및 프랑스 등은 정부지원 강화
전체 비용(균등화 발전비용) 차원에서 태양광 등에 역전 당해..
우리나라는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세 배로의 확대와 2050년까지 원전 세 배로의 확대를 동시에 선언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적 방점은 원전에 좀 더 놓여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원전 시장 현황을 자세하게 정리한 보고서가 발간되어 이를 중심으로 하여 국별 현황을 살펴보고 가장 중요한 이슈인 원전을 둘러싼 비용 관련 여건을 정리한다. 특히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전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중심으로 주요 이슈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지난 7월 17일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가 발주한 원전 2기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는 부지난 및 여론 등 국내 원전 추가 건설에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로서는 가뭄 끝의 단비와 같은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순히 기뻐하기보다 수익성 차원에서 차분히 관련 핵심 이슈를 점검하고자 먼저 원전 비용과 관련 글로벌 현황을 정리해 본다.
• 원전, 총비용 측면에서 태양광은 물론 여타 전통적 전력원보다 비싸
원전은 모든 건설 분야 중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원전의 주요 장점인 가변 전력원이 아닌 고정 전력원(이는 벨기에, 프랑스, 일본 등의 최근 실적을 고려하면 다소 회의적이지만), 저탄소 특성 및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열 생산 등은 점점 더 혁신적인 다른 전력원으로부터 경쟁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혁신 압력은 발전량에만 국한되지 않고 서비스의 비용과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속성(예를 들어 효율적 사용 또는 수요 반응, 전기차와 그리드 간 통합,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의 가변성을 해결하기 위한 전력 저장)으로 확장된다.
이미 일부 모델에 따르면 태양광과 전력저장장치(ESS)를 결합하면 부하율이 50~70%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태양광 및 풍력과 ESS를 결합한 장기 계약이 이미 속속 체결되고 있다.
• 원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 지난 10년간 증가 추세
특히 총비용 관점에서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비교해 봐야 하는데 LCOE는 건설비용뿐만 아니라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 건설 시간, 부하율 및 할인율 등을 통합하여 발전소 수명 기간 동안 생산된 단위 에너지당 평균 비용을 말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원자력기구(NEA)에 따르면 원전의 LCOE에 적용되는 할인율의 민감도가 매우 높다.
원전의 경우 과거 비용 초과 및 지연 사례를 감안할 때 건설비용 산정 상 할인율이 더 높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원전은 다른 전력원에 비해 점점 더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 전력원별 LCOE 추이(2009~2019) >
또한, 동일한 할인율을 가정하더라도 원전 LCOE 추정치는 매우 다양하다. IEA에 의하면 비(非)OECD 국가의 평균 LCOE는 MWh당 51달러에서 5% 할인율을 적용하면 62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IEA의 넷 제로 평가는 8% 할인 시 미국의 경우 MWh당 102달러에서 145달러로, 세계 에너지 전망의 추정치는 동일한 할인율로 미국의 경우 MWh당 87달러에서 129달러로 나타났다.
자산 관리 회사인 Lazard에 따르면 할인율이 5.4% 미만인 천연가스 피크 발전소를 제외하면 원전이 LCOE 기준에서 항상 가장 비싼 전력원이라고 결론 내렸다.
한편 7.7%의 할인율에서는 원전이 MWh당 158달러로 나타났고, 할인율 10%를 적용하고 확정비용을 제외하면 원전은 육상 풍력의 거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원전은 일반 상품과 달리 지정학에 좌우되며 국가 개입이 불가피
특히 원전은 국가 차원의 거대 프로젝트 특성상 재원 조달 등 금융 차원에서 경제성 보다는 지정학에 의해 좌우된다.
무엇보다 러시아와 중국의 국가 지원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민간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일 수밖에 없어 중국과 러시아가 서방의 원전 산업을 도태시키고 있다고까지 언급할 정도이다.
중국은 향후 2030년까지 약 1450억달러 이상 투자하여 원전 산업을 국가 핵심산업으로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 물론 미국 정부의 제재를 통해 이러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기는 하다.
이러한 중·러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수출입은행은 원전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데 폴란드, 루마니아 및 우크라이나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 대해 수십억달러의 자금 조달 의향서를 발급한 바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미 전세계 원전 용량의 45%를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전에 대한 국가 지원은 특히 최근 가동 중 원전의 재정적 어려움에 따라 증가 추세에 있다. 프랑스와 일본의 경우 예측 못한 정전으로 인한 발전량 감소, 노후 원전이나 예상치 못한 고장 등으로 수리 및 재투자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재생에너지원의 증가에 따라 폴란드와 스페인 등에서는 원전의 발전량 감축이 일어났으며 미국의 경우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3개의 원전이 폐쇄되었다.
미국에서는 19개의 원전에 주정부 차원의 지원금이 5년에서 12년 동안 지급되고 있는데 이는 2030년까지 15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탄소 무배출 원전 생산 크레딧’이라는 연방 정부 보조금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 가동 원전에 대해 최대 15달러/Mwh를 지급하며, ‘민간 원자력 크레딧(CNC)’에 의해 재정 위기에 있는 원전 폐쇄를 막기 위해 6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 바 있다.
프랑스는 세계 최대 원전 운영사인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가 완전 국유화되었으며,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도쿄전력이 사실상 국유화되었다.
다음 편에서는 미쓰비시중공업이 지난 2013년 튀르키에 원전 건설 계약에서 우리를 제치고 성공한 이후 5년만인 지난 2018년 건설을 포기했던 사례를 먼저 벤치마킹 차원에서 살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