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완화 전망에 “예금 막차타자”…3.5% 금리에도 쏠리는 자금
은행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연 3.5% 안팎
금리 매력도 낮아도 정기예금 잔액 계속 늘어
주요국 긴축 완화 전망에 막차 탑승 수요 분석
추가 상승 재료 소멸..장기상품 가입 늘어날 듯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현재 기준금리인 연 3.50% 수준으로 고착화된 가운데 가입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연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완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막차’를 타려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도 사실상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 전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45~3.55%를 형성하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연 3.55%를 제공하고 국민은행 연 3.50%, 신한은행 연 3.47%, 하나은행 연 3.45% 순으로 금리가 높게 집계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각각 연 3.50%, 연 3.3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 등 지방은행의 경우 연 3.40~3.75%로 나타났다. 최근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구 DGB대구은행)는 상품별로 연 3.61~3.85%를 제공한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2022년 말 연 5%대까지 치솟은 뒤 하락 전환해 지난해 말 연 4%대가 붕괴됐고 현재 3%대 중후반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3.50%)를 하회하는 상품까지 나오면서 금리 매력도가 점차 떨어져가는 흐름이다.
그럼에도 고객들의 정기예금 가입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1005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9000억원 늘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 3월 -13조3000억원, 4월 -4조7000억원을 기록한 뒤 다시 증가 전환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한 주요국이 올해 본격적인 긴축 완화에 나서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웨덴과 캐나다, 스위스 등의 중앙은행은 이미 기준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의 경우 당초 전망보다 늦은 4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에 따른 내수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기대 약화, 예상을 상회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원화 약세 부담 등을 고려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4분기까지 늦출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 전환할 재료는 소멸됐다고 보고 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선(先)반영되면서 지표금리가 이미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정기예금 금리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이달 7일 기준 연 3.58%까지 하락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최근 수신고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경쟁적으로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더 많은 이자 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에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금리 체계는 시장금리에 맞추고 필요하다면 경쟁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에서 조정할 수 있다”며 “예정된 예금 만기 규모와 재예치, 신규 가입을 파악해 적절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기예금 금리에 대해 ‘지금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가입 기간을 장기로 설정하는 고객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보면 2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80~3.23%,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80~3.34%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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