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탄소 중립 (10)]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온실가스 저감
[기사요약]
한국 철강산업 - 국내 온실가스 배출 및 수출에서 큰 비중 차지,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
개도국과의 가격 경쟁과 최근 온실가스 환경 규제 및 EU의 CBAM 도입으로 도전받고 있는 상황
수소환원제철 기술, 온실가스 저감하는 새로운 기술로 주목
고부가가치 생산의 중요성 부각, 이는 전체 산업 배출량 감축 및 시장 점유율 확보에 큰 역할 할 것
다양한 에너지·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시행되면서 과거와 달리 관련 분야의 일선 기업들이 민간부문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기후변화 및 에너지 변혁의 시대를 맞아 관련 분야를 찾고 있지만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어떤 프로젝트가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지 옥석 가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ESG 금융의 물꼬를 제대로 된 수요처로 초기부터 잘 잡아 기업과 투자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본 시리즈를 기획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한국 경제에서 철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한국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철강산업이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 기업은 기술 혁신과 효율적인 생산 과정을 통해 국제적 경쟁력 우위를 확보해왔다.
• 한국의 철강산업, 경제·산업에 미치는 영향 매우 커..
특히 철강산업은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 중 하나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3.5% 정도를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제조업 전체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또한, 철강은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로, 전체 수출액의 약 4%를 차지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의 수출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용효과로 치면 약 20만 명 이상의 직접적인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간접 고용효과까지 포함하면 그 영향력은 더욱 확대된다.
게다가 건설, 자동차, 조선, 기계 등 한국의 주요 산업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이 산업들의 생산 활동에 필수적인 기반 자재를 제공한다.
따라서 철강산업에 가해지는 온실가스 관련 규제는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신흥 개도국에서 생산되는 값싼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도 유지해야 하고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과 투자가 활발한 상황으로서, 국가 전체 연구개발(R&D) 투자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온실가스 감축 규제는 한국 제철산업에 중대한 영향 미칠 요소, 이에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주목
온실가스 감축 규제와 특히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 도입은 한국 제철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요소이다.
제철산업은 온실가스의 전체 산업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 감축에 대한 요구 압박이 매우 강하며 한국에서의 산업 비중을 감안할 때 국가 경제 전체가 이에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조만간 적용받게 될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은 유럽연합(EU)이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에 대해 수입 시 탄소 배출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이다. 이는 유럽 내 생산자와 동등한 경쟁 조건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한국에서 유럽으로 직접 수출하는 철강 제품은 이제 탄소 배출량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수출 장벽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기술 및 전략적 적응으로서, 생산 과정의 탄소 효율성을 개선하고 친환경 제철 기술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기술 도입이 그것이다.
• 수소환원제철 기술, 수소를 주요 환원제로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제철 방법.. 여러 제철 회사에서 시범 운영 중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전통적인 고로를 사용하는 제철 방식 대신에 수소를 주요 환원제로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제철 방법이다. 이 기술은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여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철광석을 고체 상태로 수소와 반응시켜 철로 환원하는 과정인데, 철광석에 포함된 산소가 수소와 반응하여 물(H₂O)로 변환되면서 철이 남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요 부산물은 물 증기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게 된다.
전통적인 제철 방식인 고로법은 코크스(정련된 석탄)를 사용하여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배출하지만, 수소환원법은 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수소 제조에 고비용이 소요되며, 이는 전체 제철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대량의 수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저장하는 기술이 필수적이고 새로운 인프라 즉, 수소환원제철을 위한 새로운 제철소 구축이나 기존 고로의 개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여러 제철 회사들이 수소환원법을 도입하기 위해 시범 운영을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회사들이 협력하여 HYBRIT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완전히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철소를 목표로 하고 있고 실제로 2021년, SSAB는 세계 최초로 ‘수소환원’ 방식으로 생산된 철강을 상업 고객에게 납품했다.
독일의 Salzgitter AG는 SALCOS(살츠기터 로우 카본 스틸)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의 제철 공정에 수소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95%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 기업인 벨기에의 ArcelorMittal도 수소 기반의 제철 방식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점차 실제 생산 공정에 통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기술의 성공 여부는 수소 생산 비용의 감소, 기술적 발전, 그리고 정부의 정책 및 규제 변화에 크게 의존할 것이다.
• 포스코와 현대제철, 친환경 제철 기술 도입
한국에서도 포스코에서는 고로에서 사용되는 코크스와 소결 과정을 건너뛰고, 철광석의 미세 입자와 석탄을 직접 사용하는 FINEX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이 기술은 고로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고,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었는데, 이에 더해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방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하이큐브(Hy-Cube) 제철도 고로 대신 전기로 또는 수소를 이용한 환원 공정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기로는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금속을 용융하는 방식인데, 재생 가능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경우, 거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을 수 있다.
수소를 사용한 환원은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할 때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데, 마찬가지로 수소가 철광석의 산소와 반응하여 물을 형성하고, 순수한 철이 남는 방식이다.
친환경 제철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는 한국 제철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국내외 시장에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오히려 국내산 철강 제품은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동안 후발 개도국에 가격 경쟁력으로는 밀려왔지만, 오히려 이러한 환경 규제로 인해 큰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산업 전반에 걸쳐 친환경 기술의 도입을 촉진할 전망이다.
국내 제철사들이 이러한 정책 변화에 잘 적응한다면, 정부 지원과 인센티브를 활용하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유종민(Yu, Jongmin) 프로필 ▶ 미국 일리노이대 응용경제학 박사 /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겸임교수 / 환경부 배출권 할당심의위원회 위원 / 한국수출입은행 외부사업 자문위원 / (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전)한국은행 조사역 / (전)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 (전)기획재정부 뉴딜실무지원단 자문위원 / (전)환경부 중앙정책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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