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3.27 05:00 ㅣ 수정 : 2024.03.27 07:19
LG전자 VS사업본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3대 사업에 주력 VS사업본부 출범 10년만인 지난해 매출액 10조원 돌파 기염 토해 3대 핵심사업 통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유력주자로 발돋움
LG그룹의 ‘전자 3형제’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이 사업체질 개선에 따라 ‘전장 3형제’로 탈바꿈하고 있다. 맏형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핵심 기술로 불리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을 중심으로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 맞춤형 디스플레이를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으며 LG이노텍은 전장(자동차 전자부품)용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LG그룹 전장 3형제의 사업 현황과 경영 전략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3편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2018년에 새로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비전 없는 사업은 과감하게 접고 미래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적극 투자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적자의 늪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성장성이 높은 미래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사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속도를 냈다.
물론 전장의 사업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다. LG전자는 2013년 VS사업본부(옛 VC사업본부)를 새롭게 구축하며 전장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2015년 4분기에 이례적으로 50억원 수익을 올린 것 외에 2022년 1분기까지 25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회사 내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젠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LG전자 전장사업은 ‘2대 사업부’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전장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0조원을 달성해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청사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LG전자 VS(자동차 부품 솔루션)사업본부의 3대 핵심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e-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이다.
이들 3대 사업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인포테인먼트는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다양한 오락거리를 일컫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개념을 결합한 통합 멀티미디어 시스템이다.
최근 모빌리티의 시대적 화두는 자동차 자체 기능이 아닌 차 안에서 얼마나 ‘차별화된 경험을 할 수 있느냐’다. 이에 따라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재미있고 특별한 방식으로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경험을 만끽하는 데 매우 중요해졌다. 이를 위한 기술이 인포테인먼트다.
인포테인먼트는 △차량용 통신모듈 ‘텔레매틱스’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등으로 나뉜다.
LG전자가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자료를 활용해 추정한 바에 따르면 LG전자 텔레매틱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21년 24.2% △2022년 23.3% △24.1%로 최근 3년간 안정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AVN 시장은 △2021년 11.0% △2022년 11.7% △2023년 11.8%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차량용 5G(5세대 이동통신)와 V2X(차량사물통신)간의 연결성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통신 수요도 늘어나 텔레매틱스가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연결성 확대와 계기판, 디스플레이 제품의 통합 및 대형화 추세로 오디오와 내비게이션도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영역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 가운데 하나인 마그나(Magna)와 협업 중이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2021년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을 설립했다.
LG마그나는 한국과 중국, 멕시코, 헝가리 등으로 생산거점을 계속 넓히고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에서 마그나와 협업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하 IVI)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이하 ADAS)을 통합한 단독 플랫폼을 선보였다.
IVI와 ADAS를 통합하면 각 부품이 차지한 전체 부피를 줄여 차량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고 비용도 줄이는 효과를 거둔다.
또한 시스템 간 실시간 정보 공유와 속도감 있는 데이터 처리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주행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술적 안정화 과정을 거친 후 2027년형 차량 모델부터 통합 플랫폼이 도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또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회사 ‘ZKW’를 인수해 차량용 조명 시스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ZKW 핵심 제품은 스마트램프다.
스마트램프는 차량 주변 환경과 운전자 상황에 맞는 기능을 파악한 후 알아서 동작한다. 예를 들어 볼보 EX90에 탑재된 ZKW의 최첨단 헤드램프는 교통 상황에 맞춰 조명을 조절할 수 있으며 주변 보행자나 다른 차량 운전자 눈부심을 예방한다.
스마트램프가 고객경험 향상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4조2278억원 돌파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3조5491억원을 일궈내며 '펜트업(pent-up·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수요 당시를 버금가는 성적을 거뒀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는 전장 사업을 이끄는 VS사업본부였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액 10조1476억원과 영업이익 1334억원을 기록해 출범 10년 만에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VS사업본부의 매출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실적 공시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전체 실적 내 비중은 △2015년 3.2% △2016년 5.0% △2017년 5.7% △2018년 7.0% △2019년 8.8% △2020년 9.2% △2021년 9.6% △2022년 10.4% △2023년 12.0%로 8년 연속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도 LG전자 전장 사업 전망은 밝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24년 LG전자 VS사업부 예상 실적은 매출액 12조2000억원과 영업이익 5262억원이다. 이는 2023년과 비교해 각각 20%, 295% 증가한 것이다.
이는 전체 매출 가운데 지난 2018년부터 확보한 고수익성 수주 물량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멕시코 공장을 가동해 수익성을 개선한 효과가 커진 데 따른 결과다.
LG전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자회사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3대 핵심사업이 골고루 성장해 향후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