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롯데•이스트소프트•동아쏘시오홀딩스 등 9개 워라밸 우수 기업들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박진영 기자 입력 : 2024.03.19 14:37 ㅣ 수정 : 2024.03.19 14:37

18일, 서울고용청서 ‘일·생활 균형 정책 세미나’ 개최
롯데‧이스트소프트 등 육아제도‧근무혁신 기업 9곳 참가
한국은행‧한국노동연구원 전문가들 워라벨 중요성 강조
이정식 고용부 장관, “저출생 문제는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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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1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일·생활 균형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고용노동부]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하나로 기업의 워라밸(일‧생활 균형) 정책 지원이 각광받고 있다. 이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MZ 세대의 근무 행태와도 맞물려 출산‧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일‧균형 우수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모여 노하우를 전수하는 만남의 장을 마련했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 이하 고용부)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일·생활 균형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일·생활 균형이 가장 중요한 저출산 해법이라는 판단 아래 주요 연구기관의 연구‧해외사례 등을 함께 듣고, 출산·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현장의 다양한 성과와 노하우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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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왼쪽 두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일·생활 균형 정책 세미나’에서 워라벨 우수 기업 인사담당자 및 정책 전문가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 롯데, “업계 최초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 도입” / 이스트소프트, “자율출퇴근제‧리프레시 휴가 인기 좋아” / 동아쏘시오홀딩스 “셋째 출산 시 지원금 100만원에 더해 축하금 500만원 추가 지급”

 

이번 세미나에서는 출산·육아제도 및 근무혁신 우수기업으로 참석한 △롯데그룹 △이스트소프트 △동아쏘시오홀딩스 △재담미디어 △모션 △마녀공장 △이에이트 △청도유아이티 △남경엔지니어링 등 9개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운영성과와 도입 노하우를 소개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2년 9월 대기업 최초로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했다. 자동육아휴직제는 별도의 신청 절차나 상사의 결재 없이 출산휴가 후 1년간의 육아휴직이 가능한 제도다. 롯데는 지난 2017년부터 육아휴직 기간을 2년까지 연장했다. 육아휴직 급여는 육아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출산축하금으로 첫째 자녀를 가지면 30만원, 둘째 자녀부터 200만원을 지급한다, 아기를 낳으면 2개월 치 출산축하분유도 선물한다”면서 “유치원 자녀가 있는 경우 월 10만원씩 2년간 축하금을 추가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초등학교 입학대상 자녀 양육 시 최대 1년간 자녀돌봄 입학 휴직제도를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면서 “육아휴직자의 원활한 복귀를 위해 ‘복귀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복귀지원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직원들에게 ‘기다립니다, 기대합니다’ 책자를 배포하고, 행복한 워킹맘 이러닝 지원과 맘스힐링 교육을 하고 있다.

 

특히 “업계 최초로 ‘남성육아휴직 의무화제도’를 도입해 배우자 출산 시 최소 1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아빠를 위한 대디스쿨 운영도 인기가 좋다”고 강조했다.

 

IT 소프트웨어 기업인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IT업종 특성 상 개발·기술직 근로자 비율이 절반 이상이고, MZ세대가 80%를 넘어 유연한 근무환경과 일·생활 균형에 관심이 많다”면서 “3일은 집에서 일하고 2일은 출근하는 형태의 근무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출근 시간을 8시, 9시, 10시 중 선택하는 시차출퇴근제가 호응이 좋다”면서 “직원들은 리프레시 휴가를 통해 입사 후 3년, 6년, 10년, 13년, 16년, 20년에 각 1주~2주간 유급 휴가를 간다. 이때 30~100만원의 휴가비도 추가로 지급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제주사옥과 기숙사를 활용해 워케이션도 지원하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원하는 곳에서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말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출산 지원금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첫째를 출산하면 30만원, 둘째는 50만원을 지급하고, 셋째는 출산 지원금 100만원에 더해 축하금 500만원을 준다. 또 출산으로 인한 입·퇴원 의료비를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시차출퇴근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고 있고, 정시퇴근을 장려하기 위한 PC-OFF제도를 도입했다”면서 “모든 직원이 행복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위해 지켜야할 문화 10가지와 사라져야 할 문화 10가지인 두돈텐텐(DO,DONT,TEN TEN)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돈텐텐은 △계획대로 당당하게 휴가가요 △책임감 갖고 출퇴근해요 △술은 자기 주량껏 자유롭게 마셔요 △업무 성과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해요 △가정을 지킬 수 있게 출산‧육아 휴가를 장려해요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져요 등이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관계자는 “매년 조직진단을 통해 일가정 양립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패밀리데이는 하루 종일 휴무를 통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 황인도 한국은행 연구원,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없으면 성장‧분배의 양면에서 큰 어려움 맞을 것” / 손연정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 “유연근무제 등 모든 국가 정책 출산‧양육 친화적으로 만들어야”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은행과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원들이 참여해 일‧생활 균형과 출산율 제고 방안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황인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연구실 경제연구원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일자리 그리고 일·생활 균형’을 주제로 발표했다. 황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초저출산은 수준과 지속기간 면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성장과 분배의 양면에서 큰 어려움을 맞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일·생활 균형 등 고용노동정책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연정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원은 ‘유연근무제 활성화와 출산율 제고’를 주제로 발표했다. 손 연구원은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자녀 양육 부담 완화, 일·육아 병행 등 모든 국가 정책을 출산·양육 친화적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육아기 여성의 유연근무제 수요가 늘어나는 등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유연근무제 활성화를 위한 조직 내 신뢰 구축과 사회문화적인 인식 개선, 정부 차원의 정책 시행을 통한 국가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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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일·생활 균형 정책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 이정식 장관, “모든 것을 원점에서 고민하고 정책 재설계하며 매월 세미나 개최할 것” / 동료근로자 보상 지원 제도 신설‧육아 휴직자 대체 인력 지원 강화

 

정부는 올해 △6+6 부모육아휴직 제도 시행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지원수준‧기간 확대 등 육아지원제도가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 등 현장에서 눈치가 보여 제도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신청 근로자의 업무를 분담하는 동료근로자 보상을 위한 지원 제도를 신설하고, 출산·육아 휴직자에 대한 대체인력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기업의 생산성은 높이고 근로자들의 일·생활 균형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고용노동 정책의 재구조화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정식 장관은 이날 세미나에서 “저출생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회복하는 고용노동정책”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사고방식과 틀에 갇힌 관성적인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는 만큼, 모든 것을 원점에서 고민해 정책을 재설계해야한다”면서 “앞으로 세미나를 매월 운영해 국민과 전문가의 제안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과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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