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신년기획(16)] 국내 제약 빅5, ‘신약 효과’ 글로벌 50위 제약사 꿈꾼다
유한‧종근당‧한미‧대웅‧GC녹십자, 10년간 지속투자로 신약 개발했다
캐시카우 기준 연매출 1000억원이 관건, 한미 ‘롯수젯‧아모잘탄’ 달성
유한 ‘렉라자’ 대웅 ‘나보타’ 해외 수출 성과 내면 매출 급등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유한양행 등과 대웅제약 등 국내 빅 5 제약사들이 신약 효과'를 보고 있다. 이들은 '신약 효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50위 제약사 도약을 위해 연초부터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지난해 신약 2개가 각각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주요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한 동력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국내 빅5 제[약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ㅇ,로 경쟁이 격화하겠지만 경쟁력을 통한 도약의 씨앗을 심는다는 점에서는 제약업계는 긍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제약사는 유한양행과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뿐이다. 이들 빅5 제약사들의 공통점은 오래전부터 신약 개발에 투자해 지난해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각사 매출 1000억 원 규모의 의약품(캐시카우)를 한두 개씩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캐시카우가 수입 의약품과 제네릭이라서 매출은 높지만 영업이익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개발 신약의 경우 약가도 높게 책정돼 있고 판매 수익을 제약사가 다 가져가기 때문에 영업이익 개선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에 빅5 제약사들은 신약을 발판 삼아 ‘퀀덤점프’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유한양행, 날개 펴는 '렉라자'…전략 신약 2개 개발, 연매출 4조 도전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트랙에서 "제2의 렉라자를 통해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하겠다"면서 "오는 2026년까지 혁신 신약을 2건 이상 론칭하고 이른 시일 안에 연간 매출 4조 원을 일으키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ㅍ포부를 밝혔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치료제다. 유한양행이 지난 2015년 오스코텍·제노스코로부터 전임상 단계(동물시험)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면서 만들었다. 지난 2018년에는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1조40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렉라자는 국내 제약사가 출시한 신약 중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큰 의약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렉라자는 약물 내성으로 1차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쓰는 2차 치료제다. 1차 치료제 효과가 없거나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에게 쓰이는 의약품이다. 국내 보건당국이 렉라자의 가치를 인정해 1차 치료제로 승인해줬다. 사업성이 더욱 풍부해진 것이다.
국내 폐암환자 중 렉라자를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는 9800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3세대 항암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렉라자 경쟁 의약품)의 환자 1인당 약값이 650만 원임을 감안하면 연간 7800만원의 약제비가 필요하다.
단순 계산하면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통해 연간 764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해 급여권에 포함됐기 때문에 올해 많은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얀센을 통해 판매되는 렉라자의 로열티 수입까지 합산하면 이른 시일 안에 연매출 1000억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미약품, 1000억 매출 신약만 2개…선도 제약사 도약
임성기 선대 회장의 투자에 힘입어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1000억 원이 넘는 전략 신약 두 가지를 현재 보유하는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처방 조제 데이터 집계 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고지혈증 치료제 '롯수젯'은 1628억 원 처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고혈압치료제 4종인 '아모잘탄패밀리'도 같은 기간 1298억 원의 처방을 기록했다.
자체 개발한 국내 신약이 매출 1000억 원 돌파는 매우 드물다. 유비스트는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 수량과 매출액 등을 약국 패널들로부터 확보한 처방 조제 데이터를 집계한다.
한미약품이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개발명 HM11260C)는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계획 승인을 받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주 1회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에도 총 5종의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염 관련 의약품도 임상 시험을 하고 있으며 특히 항암제 분야에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의약품들이 개발에 성공한다면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신약 개발 선도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대웅제약, 신약 3각 편대 '비상' 꿈
대웅제약은 개발 신약 '나보타', '펙수클루', '엔블로' 삼각편대로 올해 매출 증가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이 세 의약품들이 대웅제약의 캐시카우가 된다면 연매출 4000억 원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매출 전망은 밝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독자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 주사 원료)로 국내외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급화 전략으로 타사 대비 낮은 실적이지만 나보타는 해외에서 지난해 14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해외 다양한 국가로 수출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어 향후 매출 상승은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이 주력하고 있는 의약품은 역류성식도염 시장이다. 이미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시장을 장악했지만 대웅제약의 개발 신약 '펙수클루’'2022년 7월 출시)가 지난해 3분기 누적 386억 원을 달성하며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대웅제약이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동맥경화치료제 '크레스토'가 지난해 3분기 누적 5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보면 펙수클루의 성과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지난 5월 출신한 개발 신약 '엔블로'도 전망이 밝다. 엔블로는 대웅제약이 국내 제약사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다. 적은 용량으로도 큰 치료화과를 낼 수 있어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큰 의약품이다. 대웅제약은 엔블로를 3년 내 연매출 1000억원의 의약품으로 키울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의 파이프라인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와 저해 자가면역 치료제, 위장관질환약과 당뇨병 치료제 등이다. 현재 일부는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 아직은 개발 중, GC녹십자·종근당…올해 신약 입증
GC녹십자는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혈액제제 ALYGLO(알리글로)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GC녹십자가 개발한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이라는 1차 면역결핍증에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국내 혈액제제로는 처음으로 미국시장 진출이다.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104억 달러(한화 13조 6812억 원)규모다. GC녹십자는 5년 내 시장점유을 3%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약 4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GC녹십자는 또 헌터증후군 치료제와 혈우병 치료제, 대장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탄저와 결핵, 파상풍,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종근당도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신년사에서 "미래 성장을 주도할 종근당만의 제약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세포유전자치료제와 ADC(항체약물접합체), 항체치료제 등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신규 모달리티를 창출해 연구개발 성과를 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약사 빅5 중 종근당은 신약 개발에 있어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지난 10년간 매출액 10%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쓰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수의 임상시험을 승인 받았지만 성과는 생각만큼 늘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출시한 개발 신약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 연매출 200억 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와 대형 기술 계약을 채결하며 그간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기술 수출한 'CKD-510'은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종근당은 노바티스로부터 1조7000억 원을 마일스톤(단계별 개발 성공 시 분할로 계약금 지급) 방식으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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