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07)]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모셔가는 일본기업들, 고졸 신입사원 구인배율 3.47배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1.10 10:18 ㅣ 수정 : 2024.01.10 10:18

인력난 심화에 고졸자 한 명에 3.47개 기업이 채용 경쟁하자 대학진학 포기 사례도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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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인력난 때문에 고졸신입사원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전역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고졸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젊은 인력을 보충하는 것이 장기 생존을 위한 하나의 과제가 되어버리면서 대졸자에 버금가는 대우를 제시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으로 진로를 바꾸는 고등학생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국과 가까운 후쿠오카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의 진로상담 교사는 ‘대학진학을 희망했던 학생이 3학년이 되더니 취업으로 마음을 바꾸더라’며 원래는 학교장 추천입학 등으로 대학에 진학하려던 우수한 실업계 학생들이 취업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등학생들이 공부에서 취업으로 진로를 바꾸는 데에는 저마다의 이유들이 있겠지만 최근 들어 급증한 고졸 구인정보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채용활동도 한 몫 했다는 것이 학교 측의 판단이다.

 

실제로 후쿠오카 노동국 조사에 의하면 올해 후쿠오카 현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 3학년생 중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길 희망하는 인원은 5556명으로 전년 대비 100명(1.8%) 증가하였는데 이들을 원하는 기업 일자리는 무려 1만 9287건으로 유효구인배율로 따지면 사상 최고인 3.47배를 기록했다.

 

리크루트워크스 연구소가 조사한 올해 대졸 취준생의 유효구인배율이 평균 1.71배인 점을 고려하면 고졸 채용난이 오히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고졸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서일본 시티은행은 2004년에 합병 탄생한 이래 처음으로 고졸 은행원 채용공고를 내걸었다. 올해 신입사원으로 총 8명의 은행원을 고졸자로 충원하였는데 8명 모두 전근이 없는 지역특정직으로 선발하였다.

 

동 은행은 후쿠오카 현에서만 약 180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졸 종합직은 융자와 컨설팅과 같은 전문 업무에 투입하고 고졸 신입직원도 점차 채용규모를 확대하여 창구업무를 전문으로 맡긴다는 계획이다.

 

농업 기자재를 제조 및 판매하는 사토산업(佐藤産業)은 작년 채용시장에서 약 8년 만에 고졸자를 신입사원으로 채용했다.

 

대졸 구인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봉을 10% 가량 인상하고 완전한 주 5일제로 개선했지만 그럼에도 신입사원 채용이 녹록치 않자 결국 고졸 채용으로 노선을 변경한 결과다.

 

후쿠오카 노동국 관계자는 ‘고등학생 취준생들 사이에서도 휴일과 복리후생 등의 조건을 따지는 경향이 강해지고 기업들이 이에 맞춰가는 단계에 있다’면서 고졸 인재에 대한 처우개선이 마무리된다면 대학 진학보다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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