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3.11.24 09:49 ㅣ 수정 : 2023.11.24 09:49
코로나 이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한국인 관광객들 덕분에 주요 소매기업 이익 사상 최고치 경신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올해 10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이 총 251만 6500명을 기록하여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0월의 방일 외국인 수를 0.8% 웃돌았다고 이번 달 15일 발표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입국정책을 완화하여 다시 외국인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작년 10월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여행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본의 관광산업이 1년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다는 평가다.
일본을 많이 방문한 국가는 단연 한국이 1위다. 10월 한 달 동안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총 63만 1100명으로 코로나 이전보다도 3배가량 많으며 2위인 대만의 42만 4800명보다도 1.5배 많았다.
3위는 코로나 이전에는 늘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의 25만 6300명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으로 반일감정이 꾸준히 강해지면서 전월 대비 21% 급감했고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서도 35%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역대급 엔저와 더불어 10월 초에 국경절이라는 대형연휴가 있었음에도 일본 방문객이 오히려 감소한 것은 현재 중국인들이 일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하였다.
현재는 일본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한국인을 발견할 수 있고 마치 코리안 타운에 온 것처럼 곳곳에서 한국어가 들려오곤 하는데 이처럼 북적이는 관광객들로 인해 일본 백화점과 소매점들도 다시 매출에 불이 붙고 있다.
일본경제신문 조사에 의하면 의류 및 편의점을 포함한 일본 80개 소매기업들의 2023년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한 4985억 엔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액으로 기업들은 엔저를 등에 업은 관광객 증가와 더불어 일본 부유층의 사치품 소비가 증가한 것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백화점은 7개사 중 5개사의 이익이 증가했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매출은 올해 안에 코로나 이전 대비 90%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도심에 위치한 백화점 매출은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은 지방 백화점들은 고전을 거듭하면서 폐점소식도 들려왔다.
이처럼 관광객 증가로 모처럼 거리와 소매점들이 활기를 띄는 가운데 정작 일본인들의 소비는 한층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심리를 파악하는데 활용되는 내각부의 소비자 태도지수는 엔저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및 실질임금 하락으로 인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고 전문가들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피로감이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후생노동성이 발표하는 실질임금은 올해 8월까지 1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중동지역의 혼란으로 원유가격이 현재보다 상승한다면 내년에도 반등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미즈호은행 산업조사부 역시 2024년 소매업의 명목판매액은 2023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감퇴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하였는데 결론적으로는 관광객들의 활기를 옆에서 지켜만 보는 일본인들의 속은 계속 타들어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