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3.11.03 08:42 ㅣ 수정 : 2023.11.03 08:42
제조업, 비제조업 가릴 것 없이 산업 전반에서 대졸자 채용인원이 뚜렷한 증가세 보이자 대학졸업생들 "어느 기업 갈까" 행복한 고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경제신문이 지난 달 22일에 집계한 일본 주요기업들의 채용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졸 신입사원 합격자 수는 작년 대비 7.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응한 기업은 총 938개사로 이들 기업들의 신규 채용인원은 총 12만 1934명에 달했다. 이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채용규모가 확대된 결과인데 증가율만 놓고 보면 리먼 사태를 겪었던 2009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일손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가능한 합격자를 많이 선발해도 당초 채용계획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인데 실제로 올해 채용계획 대비 합격자 충원률은 91.8%로 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참고로 가장 낮았던 때는 작년의 90.2%였다.
합격자의 증감을 업종별로 보면 비제조업 합격자가 8.2% 늘어나면서 작년의 4% 증가치를 상회하고 전체 평균을 견인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며 항공운수(작년 대비 89.6% 증가)와 철도‧버스(35.5%), 여행‧숙박(220%) 등이 적극적으로 인재들을 흡수했다.
전일본공수(ANA)의 이노우에 신이치(井上 慎一) 사장은 ‘신종 코로나 이후 함께 스크럼을 만들 젊은 힘이 필요하다’며 작년보다 6.7배나 많은 610명을 새로 채용하였고 라이벌 기업인 일본항공(JAL) 역시 400명이 넘는 자사육성 파일럿과 객실승무원 등을 채용했다.
한 때 취준생 인기순위에서 밀려났던 은행들도 오프라인 점포 통폐합을 한 차례 마친 뒤 디지털 인재확보에 주력하며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부정적 인식들을 불식시키고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31.6% 늘어난 500명을 신규로 채용한 미즈호파이낸셜 그룹은 신입사원 연봉을 인상하고 입사지원 코스를 재편하는 등 취준생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고 있고 이에 질세라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미쓰비시UFJ은행도 35.8%, 10%씩 채용규모를 늘리면서 채용직무를 세분화하여 전문성 높은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편 제조업 역시 채용규모가 5.5% 늘어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자동차‧부품(작년 대비 6.9% 증가), 기계(7.2%) 등 19개 업종 중 17개 업종에서 작년과 비교하여 채용규모가 늘어났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작년보다 12.4% 많은 200명을 채용하였고 대만의 TSMC 등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의 일본 공장건설이 잇따르면서 관련 인재들에 대한 수요도 여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역대급으로 불어난 채용규모와 빈번한 합격통보로 인해 취준생들의 중도포기도 덩달아 증가세에 있다. 최종 합격통보 전인 예비합격 단계에서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이탈했다고 답한 기업비율은 무려 28.5%에 달해 3년 전의 10.1% 대비 급증하기도 했다.
여기에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업종을 가리지 않는 이직열풍도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데 일본종합연구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분산되었던 제조거점이 일본으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채용의욕은 당분간 왕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