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1.26 02:43 ㅣ 수정 : 2023.11.26 02:43
김이배 대표, 환경관련 이슈 발생하면 직접 보고 받고 조치 취해 전사적 환경경영 체계 구축해 리스크 최소화 위해 노력 ‘소비자 중심 경영’ 및 ‘협력사 상생 경영’ 활동에 집중 “내년엔 여러 이해관계자와 소통 위해 정보공시 강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 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 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제주항공(대표이사 김이배)이 한국ESG기준원(KCGS)이 실시한 2023년 ESG 평가에서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성적표를 받으며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ESG 모범생인 진에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KCG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제주항공의 ESG 성적은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B+’을 받아 종합등급 ‘A’를 달성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제주항공은 환경 ‘C’, 사회 ‘B+’, 지배구조 ‘B+’로 종합등급은 ‘B’에 그쳤다. 환경 부문에서 3단계, 사회 부분에서 2단계 올라 종합등급이 2단계 상승했다.
ESG경영은 많은 비용과 인력을 요구한다. 특히 환경 부분은 더 많은 재무적·비재무적 투자와 높은 수준의 기술적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LCC가 대응하기 녹록지 않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때문에 제주항공의 이 같은 변화는 더욱 의미가 큰 가운데 ESG경영 실행의 가속화와 구체적인 성과 창출로 ESG 공유 가치 확산에 앞장서겠다는 제주항공의 행보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환경(E)= 리스크 최소화 체계 구축으로 1년 만에 3단계 ‘껑충’
제주항공의 종합등급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환경이다. 환경은 지난해 C 등급에서 올해 A로 드라마틱 하게 상승했다. 이는 제주항공이 지난해부터 전사적 환경경영 체계를 구축해 환경 부문 리스크 최소화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전사적 환경경영 체계를 구축하며 환경 부문 리스크 최소화에 집중했다. 우선 환경 전담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는데 환경경영에 미치는 이슈를 △운항본부 △운항통제본부 △정비본부 △객실본부 △경영기획본부 △경영지원본부 등으로 나눠 관리한다.
예컨대 운항본부는 탄소저감 비행을, 정비본부는 항공기 경량화 및 연료효율 개선을, 경영기획본부는 녹색구매 및 공급망 등을 관할한다.
만일 주요 이슈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자(CEO)인 김이배 대표에게 직접 보고되고, 김 대표표 조치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김 대표의 환경경영에 대한 진정성이 환경 등급을 3단계나 끌어올린 것이다.
올해 6월에는 국제표준화기구가 제정한 환경경영시스템 ISO 14001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인증은 공인된 인증기관이 기업의 안전보건 및 환경경영의 매뉴얼, 절차, 지침, 사업장 실사 등 시스템 체계를 엄격히 심사해 부여한다.
제주항공은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자격을 갖추고자 대기환경관리, 에너지 및 자원관리 등의 지침서와 환경영향평가 절차서 등을 새롭게 도입했다.
온실가스·폐기물·에너지 관련 중장기 목표 수립 등 실질적인 환경 리스크 최소화 기반도 마련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차세대 항공기(B737-8)를 도입해 본격적으로 운항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를 통한 항공기 운항 시 발생하는 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주항공은 찢김, 이염, 오염 등으로 폐기처분 될 승무원 유니폼 200여벌을 재활용해 리프레시 백을 제작했으며 임직원 헌 옷 기부 행사, 모두락 우유팩 다시쓰기 캠페인, 에코머 환경정화활동 등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 사회(S)= LCC 중 가장 높은 등급…지배구조(G)= ‘유지’
제주항공은 사회 부문 등급도 전년 대비 2단계나 올라섰다. 이는 특히나 그간 LCC 가운데 ESG경영 성적이 가장 우수했던 진에어보다도 높은 등급이다.
제주항공은 설립 이래로 지속적으로 나눔경영을 추구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특히 ‘소비자 중심 경영’과 ‘협력사 상생 경영’ 활동에 힘쓰고 있다.
소비자 중심 경영의 일환으로 제주항공은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노력했고 덕분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2년 연속 ‘정보보호 투자 우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고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위해 고객서비스팀을 중심으로 △전략 △안전 △정보보호 △운송 △객실 △영업 등 15개 부서의 담당자로 구성된 소비자중심경영 TF를 발족했다. TF는 VOC 관리체계 고도화·서비스 품질 교육 강화·소비자 권익 보호 중장기 목표 수립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협력사 상생경영을 위해서는 직무역량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협력사 직무역량 강화 관련 교육 이수자는 338명이며, 업무 이해도 향상을 위한 심화 교육도 21회 진행했다.
제주항공은 협력사 및 그들과 거래하는 모든 협력사가 준수 해야 할 책임을 명시하는 행동규범도 제정했다. 이 행동규범은 △노동 및 인권 △안전 및 보건 △환경 △윤리 등 4가지로 구성되며, 거래 계약 체결 시 내용이 협력사에 공유된다.
아울러 △ISO 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획득 △인권 경영정책 제정 △제주지역 상생 사업 지속 추진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B+를 유지한 지배구조 부분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목표로 정보공시 체계를 고도화하는 등을 통해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 ESG경영 선도 항공사로 한걸음…“진정성 통했다”
ESG 전문가들은 진정한 ESG경영 실현을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ESG경영 문화 조성과 임직원의 인식 제고는 기업의 중요 과제다.
제주항공이 단기간에 빠르게 ESG경영을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6월 제주항공이 공개한 임직원 대상 ‘ESG의 중요성 및 업무 연관성 인식 점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92명 가운데 91%가 ‘ESG경영이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미래 경쟁력’을 꼽았다.
ESG가 자신의 업무와 관련 있다고 답한 직원은 80%에 달했다.
당시 제주항공은 “대부분 임직원이 ESG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업무와도 연관돼 있으며, 회사의 미래 경쟁력 및 장기 성과에 ESG경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SG경영 중요성을 인지하고 공감하는 제주항공 임직원들의 태도가 단 1년 만에 종합 등급을 2단계 끌어올리는 원동력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ESG경영 선도 항공사로 한 걸음 더 내디딘 제주항공은 진정성 있는 ESG경영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뉴스투데이에 “지속가능 경영은 모든 기업이 추구해야 할 필수적인 경영 방침임을 인지하고 앞으로도 ESG 경영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위해 정보공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