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씀이 준 유커 지갑 열어라"…면세점 업계, 새로운 시도 먹힐까
중국 단체관광객 늘었지만 매출은 전년보다 줄어
코로나 이후 여행 선호도 '체험'중심으로 변화
롯데·신라, 예술, 관광 등 접목해 전략 다시 수정
"다양한 경험제공 전략 모객효과 누릴 수 있을 듯"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면세점 업계들이 중국인 관광객(游客·유커)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허용하면서 매출 회복을 기대해왔다. 그러나 기대보다 유커들의 구매력이 떨어지자, 기존 면세점 형태로는 이들의 구매력을 끌어올릴수 없다는 데 공감 한 것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중국인 방한 관광객은 25만9659명으로 전년 동기(3만248명) 대비 크게 늘었다.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 수도 같은 기간 14만5863명에서 59만4385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8월 면세점 외국인 매출은 899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309억원) 대비 오히려 줄었다.
이는 유커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MZ세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체험' 중심으로 여행의 선호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유커들의 '소비 패턴'에 주목해 전략을 다시 짜는 모양새다. 더이상 대형 브랜드만 판매하는 면세점 형태만으로는 유커들을 끌어모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쇼핑뿐만 아니라 예술, 관광 등 다양한 체험 요소를 제공해 유커 발길 돌리기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9일 명동에 면세점 쇼룸 'LDF 하우스'를 설치, 운영중이다. 이는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의 야심작으로 '면세점'과 '쇼룸'을 더한 것은 국내 최초다. 쇼핑부터 관광, 체험까지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이날 LDF 하우스 그랜드 오픈식에서 "과거엔 상품을 구매하는 쇼핑의 즐거움만 있었다"며 "이제는 경험적 요소를 많이 가미하고,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형태의 매장에서 고객들이 예전과 다른 쇼핑을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LDF 하우스는 명동 메인 거리에 위치한 90평 규모의 3층 단독 건물로 구성됐다. 1층은 팝업스토어와 롯데면세점 모델이 스티커사진 프레임에 등장하는 스타포토부스 등으로 운영된다. 2~3층은 롯데면세점 전문MD가 추천하는 상품을 전시해 면세 쇼핑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루프탑은 고객들이 실제로 탑승 가능한 열기구 모양의 리프트와 서울 야경을 담은 LED 화면을 설치해 '고객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Myeong dong(명동)'이 레터링된 열기구는 관광객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 지역 상징성을 가진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LDF 하우스는 롯데면세점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면세점 쇼룸으로, 트레블 리테일 트렌드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롯데면세점은 한국 관광 활성화와 면세업계의 재도약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신사업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달 백남준아트센터와 협업을 통해 예술과 디지털이 융합된 미디어아트 전시회 'V 그루브!'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대형 미디어 파사드와 AR, VR 등 첨단 기술을 통해 백남준의 대표작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으로 개발된 투명 OLED 화면을 통해 '비디오 샹들리에 No.1', '스위스 시계' 등 백남준의 대표작을 가상현실(VR)로 체험 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에만 의지하는 면세점은 더이상 유커들을 끌어모을 수 없다"며 "다양한 브랜드를 접하고 체험하고 싶어하는 유커들의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 모객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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