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향상 추구하는 MZ세대, 통근 시간 길면 이직 의향 높아져
‘대졸 청년층 이직 의도 영향 요인 변화’ 보고서 발간
MZ,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 심해져 통근 시간 중요’
한국 출퇴근 평균 시간 58분, OECD 평균의 2배 소요
더 나은 출퇴근 환경 위한 정책적 노력 필요성 강조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MZ세대들에게 ‘통근 시간’이 이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달 30일 공개한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 가을호에 수록된 ‘대졸 청년층 이직 의도 영향 요인 변화’ 연구보고서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진욱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오세미 한국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 과거에 통근 시간이 이직 의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통근 시간이 늘어날수록 이직 의도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두 연구자는 지난 2010년과 2018년의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GOMS) 자료를 활용해 34세 이하 대졸 직장인들의 이직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했다.
두 연구에서 ‘4년제 졸업자일수록, 현 직장의 근속기간이 길수록, 직장 만족도가 낮을수록, 맡은 업무가 자신의 교육·기술 수준보다 낮을수록’ 이직 의도가 높은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통근 시간과 관련한 이직 의도 변화에는 차이를 보였다.
이 연구는 2010년과 다르게 2018년 조사에서 통근 시간이 이직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를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에서 찾았다.
젊은 층은 더 나은 직장과 성공을 찾아 서울을 선호하고, 수도권으로의 인구 쏠림 현상은 매년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인구가 수도권에 몰리다 보니, 직주근접을 할 수 있는 곳에서 점점 멀어져 통근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연구자들은 보고서에서 “걸어서 출근할 수 있는 직주근접이라는 꿈을 실현한 사람은 10명 중에 2명뿐이며, 서울에 살며, 서울에서 출근하는 사람 중 15.3%가 출근에 1시간 이상을 쓴다. 한국의 출퇴근 평균은 58분으로, OECD 평균의 2배로 나타났다”며 “직장 생활보다는 개인적인 삶을 더 중요시하는 청년층은 통근 시간을 단축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고 최근 청년층이 통근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연구자들은 "서울 직장인들은 더 나은 출퇴근 환경, 궁극적으로 직주근접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직을 원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지원할 정책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청년층의 출퇴근 시간이 이직 의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반면, 기타 시‧도에 거주하는 청년의 이직 의도는 낮게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 대해 연구자들은 “청년층이 지역에 원하는 직장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지역에 더 정착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결과”라며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교통·주거 인프라 등을 갖추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거의 대졸 청년층은 임금 수준이 낮을수록, 근무 시간이 짧을수록 이직 의도가 높았던 반면 최근 이러한 요인이 이직 의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주 52시간 정착 전에는 근무시간이 길수록 임금이 높아져서 이직 의도가 낮았지만 최근에 법적 초과 근무시간의 제한과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인해 그런 영향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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